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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너하리 Mar 07. 2024

#19. 선생님, 약을 먹었더니 손이 떨리는 것 같아요

정신과의사의 일기

#19. 선생님, 약을 먹었더니 손이 떨리는 것 같아요

진료를 하다가 난감한 순간을 꼽자면, 약에 반응은 있지만 부작용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경우인 것 같아요. 체중증가, 손떨림, 관절 경직, 배뇨이상, 어지럼증 등등 정말 다양한 부작용을 보일 수 있는 정신과 약제의 특성상, 부작용을 평가하고 줄여가는 것이 치료 순응도 유지에 정말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추체외로증상이라고도 부르는 손떨림, 관절 경직, 말 어눌해짐 등을 대표 증상으로 하는 약제 유발 파킨슨 증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작용들인 탓에 왜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간단히 표현하면 우리가 약을 통해 막고 싶은 문이 아닌 다른 문을 막게 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랍니다. 현재까지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은 없는 탓에 이러한 부작용들이 나타나면 치료하던 증상(환청이나 망상, 기분증상 등등)의 심각도를 평가하고 약제를 감량하거나 교체 또는 부작용을 줄여주는 부가적인 약제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충분 기간 유지가 필요한 정신과 약제의 특성상, 부작용이 더 빠르게 나타나면 치료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약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 또한 정확한 평가와 약제 조절을 통해 내게 좀 더 잘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을 담아 짧게나마 누군가의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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