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번호판을 통해서 본 비행기의 시작
First in Flight! Korean Air~
노스캐롤라이나에 가면 자동차 번호판에서 종종 마주치게 되는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First in Flight.”
처음에는 그저 흔한 슬로건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문득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의외였습니다.
대한항공의 광고 문구,
“Korean Air”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거죠.
왜 이 번호판에서 항공사 광고가 떠올랐을까요?
의문이 들어 자세히 찾아보니, 대한항공의 슬로건은 정확히는 “Excellence in Flight”였습니다.
즉, 전혀 다른 문장이었죠.
그렇다면 “First in Flight”이라는 문구는 대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을까요?
최초의 비행을 기념하기 위하여
알고 보니, 이 짧은 문장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말이었습니다.
1903년,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바로 이곳,
노스캐롤라이나의 키티호크(Kitty Hawk)라는
바닷가 마을에서 이륙했던 겁니다.
길이 12초, 거리 36미터.
기술적으로는 짧고 미미한 비행일지 몰라도,
그 순간은 인류가 중력을 넘어 하늘을 처음 가른,
위대한 첫걸음이었습니다.
그 짧은 비행을 시작으로 지금의
항공 산업이 존재하고,
우리는 지구 반대편까지 단숨에 날아갈 수
있게 되었죠.
라이트 형제는 어떤 사람들일까?
라이트 형제는 미국 오하이오 주 데이턴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운영하던 형제였습니다.
윌버 라이트와 오빌 라이트,
두 사람은 정식으로 항공공학을 공부한 적도,
국가의 지원을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날고 싶다는 단순한 열망 하나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실험을 거듭해 나갔습니다.
어릴 적부터 연을 날리며 바람의 흐름을 관찰하던 그들은, 독일의 글라이더 전문가 오토 릴리엔탈의 실패에서 힌트를 얻고
하늘을 향한 도전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그들이 만든 첫 번째 비행기 ‘플라이어’는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순한 구조였지만,
당시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륙을 위해 레일을 깔고, 나무와 천으로 만든 기체에 직접 제작한 엔진과 프로펠러를 연결한 후,
강한 바람을 맞으며 비행을 시도한 끝에
인류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이 성공한 것입니다.
특별한 학위도 없고, 유명한 발명가도 아니었던
평범한 형제는
그날의 12초를 통해 인류의 경계를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기술보다 앞섰던 것은 상상력이고, 숫자보다 깊었던 것은 그들이 품었던 질문이었습니다.
“과연 사람도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직접 답한 사람들이 바로,
라이트 형제였습니다.
마무리하며
라이트 형제로부터 시작된 비행의 역사는
이제 어느새
누구나 일상처럼 하늘을 오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번호판에 새겨진
“First in Flight”라는 문장을 통해,
비행기의 시작이 어디 서부 터였는지를
잠시 떠올려보는 것도
지금 하늘을 나는 우리에게 꽤 의미 있는
작은 지식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