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대부분이 저지르는 착각이 있다. 나는 옳다 그래서 내가 하는 판단과 행동은 정의롭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그건 니 생각이고’이다. 여기서 대부분의 갈등이 생겨난다. 서로가 옳다고 우기니 도대체 의견의 합일점이 생겨나지 않는다. 특히 이 생각이 집단적인 형태로 표현되면 여기에 반하는 소수자는 틀린 사람이 되고 그것이 법으로 기술되면 그들은 위험한 생각을 지닌 사상범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옳다는 생각도 반대 주장이 나올 때는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그럼에도 그 길을 가야겠다 하면 가기는 가되 상대에 대해서는 나와 다르다는 것만 인정하면 된다. 꼭 함께 가야 할 이유가 없고 시비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자기 주장이 강한 직원들이 있다. 어느 때는 그로 인해 다른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조직을 이끌고 가야 할 리더는 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모른척 덮어 놓고 가자니 전체 분위기가 냉냉한 상태가 되고 그런다고 적극 개입하여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엔 상대의 서운함이 크다.
예전에는 이런 상황이 못내 불편해 나 스스로 전전긍긍하는 면을 보었었다. 양쪽의 화해를 이끌어 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 여겨 억지개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화해를 하더라도 그 기간은 잠시뿐 이고 그들은 다시 으르렁 거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들었던 생각이 있다. 서로 배경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인 회사라는 곳에서 갈등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너무 크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들을 중재 하다 보면 내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다. 가끔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소리도 난다. 그래도 모른척 한다. 그들이 나의 개입을 정식으로 요청할 때도 가능하면 들어만 주고 내 의견은 내지 않는다. 황희 정승의 일화 중 두 하인의 다툼에 너도 옳고 너도 옳다라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도 같다.
어제 그런 나를 두고 어떤 직원이 식사자리에서 한 마디 한다. 자기가 보기엔 내가 어느 한 쪽의 의견만 듣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럴땐 적극적인 해명보다도 그냥 이리 말해 준다. ‘그러냐, 그것도 니 생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