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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Mar 30. 2021

137. 나무는 가만있고 싶다

마음과 감정은 어떻게 다를까. 불쌍한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지 감정이 아프다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마음과 감정은 비슷하지만  다른 것도 같다. 감정이라 하면 바로 희로애락을 떠올리지만 마음이라 하면  애매한 구석이 있다. 예전에 명상을 배울  마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적이 있었다. 그때 돌아온 답이 ‘자신의 과거에 대한 모든 기억이라고 하기에 어떻게 마음을 저렇게 간단하게 정의하지라며 의아했었다. 그런데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법륜 스님은 마음이 널뛰기를 하는 원인으로 욕망과 감정, 시비를 언급하신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데 잘 안될 때, 감정이 동요될 때, 옳고 그름을 꼭 가려야 할 때 마음은 널뛰기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좀 벗어나야 자유롭고 여유로운 마음 상태가 된다는 말씀이었다.


작년 연말에 은퇴를 하고 올해 계약직 민원조사역으로 입사하신 선배님 한 분이 저녁을 먹자고 하셨다. 특정 직원의 업무분장에 대해 당신의 의견을 내신다. 하루 종일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씀이다. 조용히 듣고 있다가 의견은 감사하지만 너무 개의치 마시고 당신의 일을 하셨으면 한다는 말씀을 올렸다. 과거에 열정적으로 일하시던 습관이 남아 있어서인지 본인의 역할이 바뀌었음에도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으셨나 보다. 눈 앞의 상대로부터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는 소리를 듣는 것도 내 마음이 괴로운 일이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니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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