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용범 Mar 31. 2021

138. 진짜란 무엇인가

요즘은 음악 방송들이  이상하다. 노래를 통해 경쟁을 붙이고 진짜와 가짜로 나누고 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A.I. 원곡자를 경쟁 시켜 누가 진짜인지 알아 맞추기도 한다. 여러 방에서 가수와 일반인들을 동시에 노래시켜 원곡 가수를 맞히기도 하고 일반인들끼리 경쟁을 붙여 승자와 패자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프로를 보며 드는 생각이 있다. 원곡 가수보다 노래를   하는데도  사람은  가짜일  밖에 없는가라는 것이다.


예전에 중국 상하이에 갔을 때 가이드가 짝퉁 시장을 안내한 적이 있었다. 겉보기에는 명품과 똑같이 생겼는데 모두 짝퉁이었다. 내 눈에는 저 물건들이 백화점에 진열되어 비싼 값이 매겨지면 명품이고 시장 모퉁이에서 싸게 팔리면 짝퉁 같아 보였다. 그 때도 스쳤던 생각이 있다. 구찌 같은 회사가 중국의 어느 가방 제조업체에 하청을 주었는데 그 중 일부가 시장의 난전에서 싸게 팔리고 있다면 그것은 진짜일까 가짜일까라는 것이다. 당시 내가 내린 결론은 그럼에도 가짜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진짜 명품은 어디서 어떤 값에 구입한다는 것을 구매자가 더 알기 때문에 스스로가 짝퉁을 구입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진짜란 무엇일까. 철학자 강신주는 진짜란 겉과 속이 같은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했다. 원곡 가수보다 노래를 더 잘하는 일반인이나 똑같은 품질이지만 시장통에서 팔리는 명품가방은 진짜일 수가 없다. 그것은 어떤 대상을 따라했기 때문이다. 노래 잘하는 일반인이나 짝퉁 가방이 진짜가 되는 방법은 자신의 노래를 부르거나 독자적인 브랜드로 시장에 나왔을 때이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진짜 나의 삶이란 누군가를 따라가지 않고 내가 살고자 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이다. 그 중심에 ‘나’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남들이 좋다고 쫓아가더라도 나의 길이 아닌 이상 멈추어야 한다. 사실 나의 길이란게 따로 있을까 싶긴 하다. 그냥 삶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그렇게 그 길을 가다보니 어느새 나의 길이 된 것은 아닐까. 그것이 진짜 나의 인생이고 삶이다. 단 한 번의 기회인 자신의 삶을 굳이 남을 따라가는 짝퉁으로 살 이유가 있을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137. 나무는 가만있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