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은 틀, 뼈대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겠다. 어떤 일이 진행될 때 프레임이 잘 갖춰져 있으면 뭔가 체계가 잡혔다는 느낌을 주지만 잡다하게 나열식으로만 표시하면 정돈되지 않아 불안한 느낌을 준다. 60-7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도 정부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큰 프레임을 먼저 그렸고 그 안에서 기업과 가계는 경제활동을 이어갔던 계획경제였다. 정부는 국산품 애용운동으로 국내 기업의 내수시장 확보와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을 막아 주었고 대신 수출 기업에게는 대출 특례 등의 조치로 어떡하든 기술을 개발하고 외화를 벌어 오도록 만들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농업인이었지만 중공업을 육성하여 제철소와 조선소를 건립하는 등 한국의 경제개발은 철저한 정부의 프레임 하에 이루어진 면이 있다.
그러면 프레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우선 주제를 잡아야 한다. 무엇을 하기 위한 프레임인가를 정해야 그에 맞는 뼈대를 구축할 수 있다. 집을 짓기 위한 것인지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한 국가의 경제개발을 위한 것인지 명확한 주제가 잡혀야 한다.
다음은 비슷한 작업끼리 묶는 그룹화가 필요하다. 집을 짓는 예로 들면 터파기와 골조 세우기, 벽면을 붙이고 지붕을 얹는 식으로 유사한 것끼리는 묶어야 한다. 경제개발 프레임을 세운다면 농업과 경공업, 중공업으로 구분한다거나 수입과 수출, 금융과 생산 등으로 묶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터 파기도 안 됐는데 기둥을 세우지는 못할 것이고 벽면이 없는데 지붕을 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제개발계획도 그렇다. 한 나라가 국내 산업이 자리잡지도 못했는데 자유무역으로 대외 문호를 개방해 버리면 그 나라의 산업은 영원히 다른 나라에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먼저 프레임을 만들고 시작하면 일의 진행이 수월하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한 가지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담는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일어나는 일들은 다양하고 내가 만든 프레임은 그 가운데 일부만 담아 완성하는 작업이다. 그러니 너무 욕심낼 일이 아니다. 작은 프레임을 만들어 완성시켜가는 경험치가 중요할 것 같다. 프레임만 크게 짓고 구체성이 부족한 것을 허황되다고 한다. 이는 골격은 고층빌딩인데 나머지 공사가 이어지지 않아 흉물스러운 모양새가 되는 것과 같다. 프레임을 지어 일하는 방식은 작은 것의 완성을 통해 점점 큰 것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