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10년 전에 비해 얼마나 달라졌는가? 생각해 보면 많이 달라졌다. 나의 취향,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그 사이 일어났던 많은 경험치들로 인해 10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과거에 비해 정말 많이 변화된 모습이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을 받았다. 앞으로 10년 후 당신은 얼마나 달라질 것 같은가? 10년 후의 나는 적은 나이가 아니다. 65세 정도인데 노인이 되는 것 외에 뭐 그리 변화가 있을까 싶지만 그 안에 하고자 하는 것들을 실행했다면 꽤 많은 변화는 있을 것 같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지금 모습이 과거 10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변했음을 인정하지만 다가올 10년 후에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으리라 여긴다. 그냥 막연히 변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변했을지는 지금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10년 전의 우리가 전 세계 코로나 팬데믹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심리학자 댄 길버트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은 현재와 확연히 다르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미래는 현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 가정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변화가 끝날 것이라는 착각”이라고 했다.
내 아버님이 지금의 내 나이셨을 때는 30년 전이셨다. 당시 나는 26세였는데 군 전역 후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때였다. 당시 아버님을 회상하면 암 수술 후 사업에서 손을 떼셨고 당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시면서 가끔 친구들의 모임에 나가시거나 집안 행사를 다니신 것 말고는 특별한 활동이 없으셨던 것 같다. 그럼에도 당신의 막내가 교장 선생이 되고 딸은 먼 나라 호주에서 살 것이며 늘 가까이 있을 것 같았던 큰 아들이 훌쩍 서울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하셨을 것 같다. 그리고 당신의 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나리라고 상상이나 하셨을까. 당신께서는 은퇴 후 큰 변화가 없을 삶이라 여겼겠지만 그럼에도 주변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앞으로 나에게 닥칠 10년 간의 변화는 현재로서는 상상이 안 된다. 다만 내일은 오늘과 별 다를 바 없이 진행되겠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여 내 나이 65세가 되었을 때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그림이 안 그려질 뿐이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직장생활의 은퇴 정도로 여겨지지만 그것도 내년이라는 눈앞의 현실이라 그리 보일 뿐이다. 정작 2년만 지나면 그것도 별일 아닌 지나간 일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땐 내가 뭘 하고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그러니 변화에 좀 유연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내 인생의 남은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이다. 너무 안주하려고만 말고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에서 새로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일을 할 필요가 있다.
Why Not? 안 될게 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