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 양궁 단체전을 보고서

by 장용범

세 명의 선수가 돌아가며 각자 한 발의 화살을 두 번에 걸쳐 쏜다. 5판 3승으로 결판이 나는 양궁 단체전의 세트 룰이다. 정중앙에 맞으면 10점이고 주변으로 갈수록 9점, 8점으로 점수가 낮아진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양궁은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영상으로 활시위를 떠나는 화살을 보니 중계로 보는 사람도 이렇게 마음을 졸이는데 정작 활을 쏘는 당사자는 얼마나 긴장될까 싶다. 더구나 앞사람이 10점, 10점을 맞췄다면 마지막 사람의 부담은 상당할 것 같다. 상대팀인 대만에 초기 3세트를 내리 이겨 한 사람이 쏜 화살은 도합 6 발이었다. 저들은 단 6발의 화살을 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화살을 쏘아야 했을까. 내가 만일 저 양궁 선수라면 금메달 결정 이후에 많이 허탈할 것 같다. 이게 뭐라고.


양궁 단체전을 보며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저 과녁의 중앙에 화살을 맞히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11명의 선수들이 협력하여 운동장 건너편의 골대에 공을 넣는 의미는 또 무엇인가. 100미터라는 짧은 거리를 9초 만에 달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어쩌면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니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스포츠만 그럴까?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다. 어떤 이는 통장에 찍힌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좀 더 높은 직위에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수석이라 하여 모양이 특이한 돌을 모으는 것에 의미를 두지만 다른 이는 건담 로봇이라는 프라모델에 의미를 둘 수도 있다. 이처럼 의미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같은 의미라고도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의미란 원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한 믿음이고 허상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인간은 의미를 추구한다. 의미 없는 생활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심지어는 의미 때문에 자신의 귀한 생명까지 바치기도 하는 게 인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의미를 대하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워야겠다. 첫째, 다른 사람들이 의미를 두는 보편적인 것들에서 너무 벗어나지는 말자. 사랑, 가족, 돈, 명예, 권력 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미를 두는 가치들이다. 여기서 너무 벗어나면 사람 사이에 살기가 어렵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는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다. 둘째, 다른 사람이 의미를 두는 것에 왈가왈부하지 말자. 다를 뿐인데 그를 두고 의미가 있네 없네 할 것은 아니다. 다만, 나에게 피해가 없는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나를 다른 사람이 추구하는 의미의 희생양으로 삼을 이유는 없다. 셋째, 이왕이면 좀 가치 있는 의미를 추구해 보자. 건담 프라모델도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겠지만 같은 돈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의미는 가치가 좀 더 클 것이다. 꿈을 추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얼마 전 주호민의 만화를 보다가 이런 문구에 시선이 잠시 머물렀다.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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