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 한일관계가 잘 풀리길

by 장용범

올림픽 기간이다. 별 실감은 안 나지만 분명 올림픽 기간이다. 관중 없는 올림픽이라 선수들이 있는 현장에서는 조용하겠지만 그래도 중계를 보는 사람들의 응원은 선수들을 따라다닌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보면 일본이 안쓰럽다는 마음도 있다. 정말 국운이라는 게 있는 건지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는 것마다 꼬여간다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올림픽을 통해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코로나로 상황이 이리되리라 상상이나 했을까. 한일관계가 경색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올림픽을 계기로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길 바랬는데 갈등만 더 깊어진 것 같다. 동북아에서 그나마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자본주의의 두 국가가 한국과 일본이다. 과거에 묶여 한 발짝도 못 나간다면 서로에게 득이 될 건 없다고 본다.


나는 일본을 가 본 적이 없다. 해외여행을 꽤 다녔는데 이상하게 일본을 갈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대학시절 큰 영향을 주었던 책이 가또 다이조 교수의 ‘지적인 인생설계’라는 책이었고, 군입대 전 여유가 생겨 일본어를 집중적으로 배운 적도 있어 일본어가 그리 낯설지도 않다. 일본 자체에 대한 순순한 호기심으로 ‘국화와 칼’, ‘축소지향의 일본인’,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 등을 통해 일본의 심층을 간접적으로 알아본 적도 있었다. 지극히 나의 생각이지만 지금 일본이 한국을 보는 마음엔 “옹”의 관점이 있는지도 모른다. “옹”이란 “은혜’라는 뜻인데 한 마디로 너희들이 누구 때문에 그리 컸는데 은혜도 모르고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입장에선 그리 볼 수도 있다. 조선을 근대화시켜주었고 한국 전쟁 이후엔 우리의 산업화에 큰 기여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속에 우리의 희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2차 대전 패망 후 일본을 살려낸 것이 한국 전쟁이었으니 한일 양국의 관계는 한쪽의 불행이 다른 한쪽의 기회가 되는 관계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양국은 과거를 딛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할 관계이다. 정치인들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민간 교류부터 확대시켜야 할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은 좋은 계기라 여겼는데 아쉬움이 있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내부의 여러 상황들에 불만 가득한 일본 국민들에게 정치권이 한국을 공격 대상으로 이용했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지금 일본은 지구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을 참 어려운 가운데 치르고 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로 서로가 힘든데 이웃나라끼리 불편함까지 보태는 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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