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 과거를 변화시키는 법

by 장용범

“오늘이 변하면 과거는 변한다. 과거가 오늘에 영향을 미치지만 오늘이 과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_이 인 <나는 날마다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중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는 시간의 순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시간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주제로 한 영화에 몰입되는 이유는 현재라는 시간을 벗어나 과거나 미래로 가는 상상을 영화가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로또 1등 당첨번호를 미리 알아서 큰돈을 벌고 싶다고 한다. 괜찮은 생각이다.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가 돈이란 것을 무시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니.


주말에 읽고 있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어디 다 뒀는지 몰라 찾고 있으려니 아내가 툭 건네는 말이 있다.


*아내 : 누가 지은 거래?

*나 : 연세대 서은국 교수일걸.

*아내 : 교수면 유학도 갔다 왔겠네.

*나 : 그렇겠지.

*아내 : 돈 많이 들여 유학까지 다녀온들 교수가 한계인 걸 보면 가성비는 당신이 더 낫네.

*나 :????


무슨 말인지 안다. 나의 스펙으로 치면 명문대 교수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름 잘 살고 있다는 칭찬의 의미였을 게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 생각할 여지가 좀 있다. 지금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아내가 저런 말을 했을 리 없기 때문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사건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의미는 얼마든지 달리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그 해석의 기준은 언제나 “오늘”이다. 지금 내가 좋으면 과거의 일들은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지금 내가 힘든 상황이면 과거의 의미는 부정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오늘이 변하면 과거도 변한다는 말이 성립된다.


<악동 뮤지션>은 이찬혁, 이수현으로 구성된 남매 듀엣이다. 지극히 평범한 외모에 독특한 음악을 한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런데 해병대를 전역했던 이찬혁의 군 생활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고된 군 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노래를 만들었고 심지어 그가 작곡한 <해병 승전가>는 해병대 공식 군가로 채택되어 지금도 병영에 울려 퍼진다. 이를 두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찬혁이는 복무 중 군가를 남겼다”는 댓글이 달렸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연예인들이 병역 기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가를 생각하면 이찬혁의 알찬 군 생활은 분명 비교되는 면이 있다. 지금 나에게 닥친 일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과거와 미래의 의미가 달라진다. 우리에게 시간은 늘 현재만 있을 뿐이다. 지금 여기에 살으라는 말은 선문답의 말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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