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4강에 진출했다. 개인적으로 김연경의 팬이기도 해서 감동 그 자체였다. 어렵사리 한일전을 거쳐 8강에 올라갔지만 상대가 터키라는 대단한 팀이어서 이번에는 어렵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터키를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진 팀이나 이긴 팀이나 모두 눈물을 보인다. 김연경의 시원한 스파이크와 철벽 블로킹에 상대팀은 번번이 점수를 내주고는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김연경 그녀에게는 주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다. 그녀는 기량면에서도 독보적이지만 다른 선수들을 챙기며 팀의 사기를 올리는 리더십이 탁월한 것 같다. 그 때문인지 그녀가 가는 팀은 그 해 우승컵을 거머쥐게 된다. 국내 리그에만 머물지 않고 일본, 터키, 중국까지 진출해 배구선수로는 월드클래스의 최고 대우까지 받는 그녀에게 배구여제라는 타이틀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녀가 배구공을 껴안고 곤히 잠든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한 사람에게 20년이 넘도록 좋아 사무치게 하는 것이 있다는 게 어떤 마음일지 궁금했다.
축구선수 박지성에게 어느 기자가 물었다고 한다.
*기자 : 박지성 선수는 축구 선수가 안 됐으면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박지성 : 저는 치킨집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기자 : 어째서요?
*박지성 : 치킨집은 주로 밤에 장사를 하니 낮에는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밤에는 치킨 장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기자 :???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강한 집착 성향을 보이는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은 여기저기 신경 쓰는 일들이 많은데 그들은 오직 하나에 몰입하는 정도가 탁월하니 그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겐 결핍이 느껴지면 채우려는 욕망이 생겨난다. 처음엔 누구나 좋아해서 시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10년, 20년 넘게 계속 이어가며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성장에 대한 계속적인 결핍이 있다는 의미다. 그런 결핍을 가진 사람은 많이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