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생긴 원천에 따라 두 개의 꼬리표가 있어요. 하나는 가족에게서 받은 돈이고. 다른 하나는 남에게서 받은 돈이에요. 그런데 남에게서 받는 돈은 항상 내가 먼저 주어야 받을 수 있어요._ <전현수 박사의 마음테라피>중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이상 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코로나로 힘든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결국 돈 때문에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남으로부터 오는 돈은 내가 먼저 주어야 돈이 들어온다. 내가 노동자라면 노동을 먼저 제공해야 돈이 들어오고, 내가 분식집을 한다면 라면이나 김밥을 먼저 줘야 돈이 들어오게 된다. 이 말은 남에게 줄 게 없으면 돈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도 되고 부자를 달리 보면 무언가를 남에게 많이 주었던 사람들이란 얘기도 된다. 그러니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먼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 가입한 협동조합의 이사장 말이 생각난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구청에서 진행하는 여러 사업을 따낸 이유가 특이했다. 나라에서 책정된 예산이 워낙 적어 저소득층 집 청소 사업을 하려는 업체가 없는 가운데 이사장과 조합원들은 지역사회봉사라는 마음을 내어 진행을 했다고 한다. 그게 조합의 사업성과가 되고 성과가 쌓이니 새로운 사업도 맡게 되더라는 얘기를 했다. 역시 세상일이란 먼저 가는 게 있어야지 오는 법인가 보다.
고 정주영 회장의 돈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얘기가 있다. 어느 인터뷰에서 정 회장은 평생 돈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재벌이니 당연한 얘기란 생각도 들지만 그가 가난한 월급쟁이였을 때도 돈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는데 이유가 간단했다. 자신은 항상 수입보다 적게 썼다고 한다. 시골에서 서울에 올라와 직장 생활할 때도 당시 전차 값을 아끼기 위해 한 시간을 걸어서 출근했다는 일화가 있다. 걸어 출근하는 습관은 재벌 회장이 되고서도 이어진 것 같은데 아침 5시에 아들들과 함께 밥을 먹고 계동 사옥까지 걸어 출근하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돈 때문에 힘들지 않으려면 수입보다 적게 쓰는 법 밖에 없는 것이다. 자기 형편에 맞지 않는 소비습관은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돈은 수단이라는 말들을 하지만 시대가 점점 돈 자체가 목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돈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요리사에게 조리칼은 중요한 도구지만 요리사가 요리 연구는 않고 더 좋은 조리칼만 수집하고 있는 모습은 어째 좀 이상하다. 인간은 시간을 쓰다 가는 존재라고 한다. 돈은 그 시간을 잘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일 때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다.
최근 영끌이라 하여 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를 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게 투자일지 투기일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경제상황으로 볼 때 개인의 부채가 불안하긴 하다. 정신의학자 전현수 박사는 투기는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가 간단했다. 투기는 이득의 가능성도 있지만 손실의 가능성도 있는 행위이다. 그런데 이익과 손실을 비교해 보니 투기는 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했다. 5,000만 원을 투자하여 3,000만 원을 벌었을 때 자신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은데 3,000만 원 손실을 봤다면 타격이 꽤 클 것 같아서라고 했다. 투자나 투기는 그 돈을 잃어도 나에게 타격이 없는 수준에서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영끌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얼마나 큰 이익을 볼지 모르겠지만 행여 그 돈을 날려 버린다면 그들에게는 굉장한 타격이 될 것 같다. 과연 지금의 생활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수나 있을까?
돈은 너무 아껴도 안 되고 너무 낭비해도 안 되는 적절하게 다루어야 할 대상이다. 돈은 좋은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게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은 내 수입보다는 항상 적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 : 전현수 박사의 마음 테라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