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 어딘가로 가고는 있다

by 장용범

지난주 중국 찻집에서 만났던 한 분은 내가 글쓰기에 관심을 둔다고 하니 아는 작가 분이 있는데 무척 힘든 작업인 것 같더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럴 수도 있다. 그 일로 밥벌이를 해야 할 상황이면 말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그게 밥벌이가 되면 노동이 되고 만다. 하지만 내가 지향하는 글쓰기는 노동으로서의 글쓰기가 아니다. 그냥 그 과정에 재미를 둔 글쓰기이다. 그러기 위해 먼저 힘을 빼는 작업이 필요하다. 과녁을 맞혀야 할 양궁선수가 화살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금메달을 따겠다는 마음이 앞서거나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면 화살은 엉뚱한 곳에 박히고 말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명 작가가 된다거나 글로써 사회적 명성을 얻는다 등의 목표보다는 그냥 쓰는 자체의 즐거움을 누리려 한다. 굳이 목표라면 매일 조금씩 쓰는 것을 목표로 해 본다.


요즘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중에 ‘곽튜브’라는 것이 있다. 지금의 코로나 상황임에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혼자 여행하며 여행과 먹방 영상을 찍어 올리는 여행기이다. 중앙아시아와 대륙에 관심이 있다 보니 이런 정보를 일부러 찾게 된다. 신기한 것은 어떤 것에 관심이 있으면 그에 대한 정보나 사람들이 자연스레 오는 것 같다. 우연찮게 러시아 공사를 지낸 두 분과 인연 된 것도 그렇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사업을 하는 분들과도 친분을 맺게 되니 신기할 노릇이다. 얼마 전엔 함께 글쓰기 카페에 참여하시는 대학원 원우님이 몽골대사를 지낸 분임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가는 곳에 에너지가 모이고 에너지가 모이는 곳에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나 정보가 모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장차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끌리는 일은 글쓰기와 대륙이다. 자주 이런 모임에 참석하게 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중이다. 당장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없지만 관심이 계속 이어지는 걸 보면 나중에 어떤 모습이든 되어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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