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피드백의 중요성

by 장용범

버스나 지하철을 타다 보면 사람들은 거의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어떤 경우엔 자신이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칠 정도로 몰입하기도 한다. 자녀들이 게임에 빠져 있으면 어른들은 보통 공부를 그렇게 해보라는 잔소리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일이나 공부는 몰입이 쉽지 않은데 게임은 그렇게 몰입이 잘 되는 것일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그 비밀이 피드백에 있다고 한다. 내가 어떤 성과를 내었을 때 점수는 몇 점이고 그 스테이지에서 과제를 수행하고 나면 다음 스테이지가 열린다. 그것을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에 게임의 몰입도가 그렇게 높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피드백을 적절하게 받는다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무척 중요한 이야기다. 그러면 피드백이란 대체 무엇인가. 일상의 예를 들면 집안의 보일러를 들 수 있다. 집안 온도를 25도로 설정해 두었는데 방 안의 온도가 20도라면 보일러가 돌아간다. 그렇게 방의 온도가 25도로 상승하면 이제는 보일러의 작동이 멈춘다. 이것이 일반적인 피드백 시스템이다. 개인에 있어서도 어떤 목표가 정해져 있고 지금 나의 행동으로 변화된 상황이 목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만 있다면 공부나 일도 게임처럼 몰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중독성을 띄게 하는 것 같다. 실시간으로 가격 등락하는 주식에 몰입하거나 도박에의 중독도 그 비밀은 바로 실시간 피드백에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이것을 나에게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자. 나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적절하게 주는 방법 말이다. 우선 목표를 하나 정해 본다. 너무 길면 지루하니 딱 6개월짜리 목표를 하나 잡아본다. 다음은 그것을 측정할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 O, X 또는 점수화시켜 정해 본다. 그리고 그것을 매일매일 기록하는 것을 6개월 동안 반복하면서 목표와의 차이를 줄여 보는 것이다.

그런데 돌아보니 이미 나에게는 그런 경험이 하나 있었다. 매일 아침 뒷산 봉수대에 올랐던 행위가 적절한 피드백을 적용한 사례였던 것 같다. 처음 시작은 2020.5.19이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코스로 올랐다가 내려왔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피드백을 주었기 때문인데 봉수대 정상에 올라 서울의 전경을 네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행위를 반복했었다. 최근에는 날이 너무 어두워졌고 발목을 한 번 접혀 주춤한 면이 있지만 거의 6개월 가까이 가능했던 원인이 피드백 원리를 나도 모르게 적용했던 지속적인 사진 찍어 올리기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앞으로 무언가 프로젝트성으로 하고자 할 때는 의지만 굳게 가질게 아니라 적절한 피드백을 스스로에게 어떻게 부여할지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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