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는 초당 30만 킬로미터를 이동한다.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속도지만 태양에서 출발하면 8분 후에 지구에 도착한다 하니 갑자기 태양이 사라져도 8분 정도는 빛을 볼 수는 있겠다. 빛은 알려진 것들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지만 그 특성은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파동과 입자가 다른 점은 에너지의 전달 방식이다. 파동이 물질은 움직이지 않고 에너지만 전달하는 것이라면 입자는 물질이 움직이며 에너지를 같이 가져가는 차이가 있다. 마치 돈을 직접 들고 가서 전달하는 것이 입자라면 은행 송금을 하는 것이 파동이라고 보면 되겠다. 파동의 특성 중에 간섭이라는 것이 있다. 두 파동이 같은 모양이면 보강간섭이라 하여 크기가 배로 늘어나지만 서로 반대 모양이면 상쇄간섭이라하여 소멸되고 만다.
엉뚱하게 물리의 이야기를 끌고 온 것은 인간 사회에서도 이런 파동과 입자의 관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분위기가 왜 이래?’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어쩐지 냉냉하고 어색함을 느낄 때 하는 말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 한일전에서도 김연경이 그런 말을 했다. 일본에 비록 점수는 뒤지고 있었지만 기어이 듀스를 만들어 내는 순간 분위기가 이쪽으로 넘어왔음을 알았다고 말이다. 우리는 사람을 대하거나 어느 공간에 들어설 때 대강의 분위기를 느낀다. 분위기는 일종의 파동인 셈이다. 조직 리더의 역할 중 중요한 것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데 있다. 그러니 파동은 한 방향으로 리듬을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을 탄핵 시킨 것이나 정치배경이 밀리던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던 노사모의 활동들 그리고 월드컵 붉은 악마들의 응원 등에서 보듯 여러 사람들의 파동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이전에는 생각도 못한 일들이 현실화 되기도 한다.
개인에게도 파동과 입자의 두 성질이 있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육체가 입자라면 생각이나 마음은 보이지는 않지만 없다고도 할 수 없으니 파동의 성질을 지닌 것 같다. 그렇다면 생각이나 마음을 낼 때 파동의 간섭효과를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촛불혁명이나 월드컵 4강에 오를때 처럼 그런 방식으로 내 마음을 다루어 보자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 곳에 에너지가 간다고 했다. 마음이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느 곳에 가든 그 곳으로 에너지는 가게끔 되어 있다. 또한 마음은 장소적으로 딴 곳에 가 있으면 그 곳으로 에너지가 간다고 보면 된다. 결국 입자 성격의 몸은 지금 여기에 머물고 있는데 파동인 마음이 과거나 미래에 가 있거나 딴 곳에 가 있으면 나의 에너지는 분산되고 만다. 마음이 복잡하다거나 생각이 많은 것, 과거에 대한 후회나 회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근심 등은 마음의 파동이 딴 곳에 가서 그곳의 에너지를 키운 결과이다. 그러니 몸은 어차피 여기에 있으니 마음을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하는 것이 나의 에너지를 잘 관리하는 방법이다. 인간의 몸도 우주의 일부라면 입자와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을테고 입자와 파동 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를 키우는 물리법칙을 적용해도 될 것 같다. 비록 실험적 근거는 없지만 합리적인 물리적 상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