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문제는 누구의 문제도 아니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화석 연료 등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영향으로 지구의 온실효과가 과하게 일어나고 아무리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올라간다고 해도 이 때문에 개인이 자동차 구입을 망설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쓰레기 처리 문제는 심각하지만 환경을 생각하여 자신의 쓰레기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줄이는 경우는 드물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만일 한 개인이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양을 지정하고 이를 어길 시엔 법 위반으로 구속시켜 징역을 살게 할 정도라면 이제는 개인의 문제로 다가와 적극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려 할 것이다.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개인의 문제로 바꾸어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비슷하지만 의미는 좀 다른 것으로 모두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는 말도 성립한다. 공공재에 관한 것이다. 개인의 것이라면 아끼고 소중히 다룰 것도 모두의 것이라 하면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럿이 사용하는 것에다 아무리 소중히 다루어 달라고 해도 소 귀에 경 읽기가 되고 만다. 이는 사람이 만든 조직도 마찬가지다. 협동조합의 이념은 그 자체로 놓고 보면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제도 같다. 공동으로 생산하고 판매하여 이익도 공동으로 나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이기심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만 바라본 제도 같다. 농업인들은 대부분은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지만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 중 품질 좋은 것들은 산지 수집상이나 대형 유통업체에 넘기고 조합에는 질이 좀 떨어지는 것을 높은 값에 넘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협동조합의 유통사업이 이렇게 가면 질 낮은 상품을 고비용으로 매입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해 결국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기업 지배구조는 재벌이라 하여 오너기업 체제로 돌아간다. 재벌의 문제점도 많지만 한국경제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너기업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장기적인 전망을 보고 대규모 투자를 빠른 의사결정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오너기업이 지닌 큰 장점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들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경영진들 자체가 임기제로 주어진 기간 동안 성과로 보상받는 구조이다. 처음에 누군가 CEO로 부임하여 제 아무리 회사의 장기비전을 이야기해도 이미 직원들의 마음에는 당신은 2년 제라는 인식이 각인되어 있다. 지금까지 늘 그래 왔으니까. 그런 면에서 포항제철은 정말 특이한 공기업 사례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당시 최고 권력자의 신임을 한 몸에 받은 박태준이라 사람의 역할이 컸다. 1967년부터 1992년까지 포항제철의 최고 경영자직을 수행하면서 기업의 실질적인 주인은 아니었지만 주인처럼 경영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과 신임을 받았기에 그의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영을 펼칠 수 있었다.
요즘 회사의 분위기를 보면 마음이 좀 무겁다. 코로나 2년을 거치면서 힘이 많이 빠진 면도 있지만 영업의 급격한 위축을 보면서 미래의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원인을 찾아보면 어쩐지 뚜렷한 주인이 없는 회사라 그런가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 10년 동안 2년마다 이임과 부임을 반복한 CEO들은 이제 그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마치 관공서에 부임했다 임기 마치고 사라지는 공무원들 같았다. 물론 내가 고민할 것이 아니란 걸 안다. 그러기에 이런 생각의 결말은 늘 하나로 귀결된다. 그래 지금 내가 맡은 일이나 잘 하자. 내가 너무 주제넘은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