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연휴 3일의 회상

by 장용범

추석 연휴를 지낸 지 얼마 안 되어 개천절 대체 휴일까지 보내고 나니 몸이 점점 쉬는 것에 최적화되는 것 같다. 이번 주에는 한글날 대체 휴일까지 있어 10월은 이래저래 여유롭게 시작한다. 3일간의 연휴인데도 여러 일정이 연달아 잡혔다. 첫날은 시절 인연으로 함께 했던 직원들의 점심 모임을 시작으로 둘째 날은 사회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아 갔고 마지막 날에는 대학원 문집 발간 편집회의가 거의 반나절 동안 이어졌다. 휴일을 평일보다 더 빡센 일정으로 보내고 나니 연휴를 거꾸로 쉰 것 같다. 돌아보니 지난 3일간의 모임 성격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직장 동료, 중국 운남 여행길에서 인연이 된 친구, 대학원의 원우들까지 만남의 스펙트럼이 참 다양했었다. 코로나 이후 직장 동료와의 모임은 줄어드는데 반해 이렇듯 사회 모임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온라인 상이지만 몇 개의 세미나 신청까지 하다 보니 이전에 없던 새로운 만남까지 생겨나고 있다. 자칫 코로나로 우울할 수도 있는 시간들을 재미나게 그리고 의미 있게 보내는 중이다.


어제 편집 회의에서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서로 공감되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책을 내었거나 개인적인 출간을 준비 중인 분이 있는가 하면 출판이나 콘텐츠 기획자까지 사정은 다양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글을 써야 하는 분들이 많았다. 30년 넘게 출판업에 종사했다는 원우는 어떤 때는 글자를 보기 조차 싫어진다며 글에 대한 애증을 표현했다. 콘텐츠 기획일을 하는 분은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였다. 가정주부로 지내다 자녀들 다 커고 우연히 시작했던 여행스케치가 문화센터 강의로 이어지고 지금은 콘텐츠 기획사를 만들어 일을 한다고 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공통된 이야기는 쓰고 싶은 글은 술술 풀리는데 일로써의 글은 정말 쓰기 싫어진다고 했다. 글을 쓰는 것도 돈을 받고 쓰는 글은 노동이고 대가 없이 쓰는 글은 놀이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아직은 글을 쓰는 재미에 빠져 지내지만 이 일도 직업이 되면 힘들어지는구나 싶었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최상일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연휴 3일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몇 가지 정리되는 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방법들은 다양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네 가지 균형은 잡으며 사는 것 같았다. Healthcare, Income, To do, Relationship이다. 여기서 To do는 밥벌이의 To do도 있지만 인간적인 성숙과 성장을 위한 배움의 To Do list도 있어야 한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도 있는데 삶은 균형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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