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길을 걷다가 참 기발하다 싶은 것들을 본다. 홍대 앞을 걷다 우연히 본 것도 그렇다. 벽면에는 킹콩 그림인데 손만 조형물로 나와있는 모양이다. 저 손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면 킹콩 영화의 화보 주인공이라도 될 것 같다. 가끔 이런 풍경들이 평범한 삶에 미소를 짓게 한다.
재미있다 싶어 사진을 찍고 그 자리를 지나쳤지만 이과생의 머리를 돌려 대체 왜 이것이 재미를 주는지 분석하고 싶어졌다. 나름 생각해낸 재미의 이유는 익숙하지 않고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낯설기만 하다고 재미를 느낄까? 만일 저 안에 들어갔는데 정말 손이 꽉 쥐어져 숨도 못 쉴 상황이라면 어떨까? 재미는커녕 공포스러울 것 같다. 그렇다면 재미를 느끼게 하는 낯섦은 기본적으로 내가 안전하다는 게 확인되어야 가능하다. 이것은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트를 탈 때도 적용된다. 그 속도와 회전의 짜릿함은 안전장치가 있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안전장치 없는 롤러코스트는 어느 누구도 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무료하면 무언가 재미난 것을 찾게 된다. 특수부대원 출신들을 경쟁시키는 ‘강철부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들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에 감탄도 했지만 같은 훈련인데 군에 있을 때와 예능프로에서의 차이점을 생각해 보았다. 그 차이는 단 하나 ‘자유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군대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하지만 예능프로는 중도에 포기해도 된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재미는 군에서 보다 예능프로에서 더 적극적일 것이다. 사실 특수부대원들이 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사회에서 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낙하산을 타려고 해도 비용이고, 스킨스쿠버를 배우려 해도 장비와 강습비 등 돈이 든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같지만 사회에서는 레저, 군대에서는 훈련이라 부른다. 만일 군대를 자기가 원하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동호회 같은 조직이라 하면 자신의 강인함을 증명하려 꽤 많은 사람들이 지원할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재미는 자유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을 때, 익숙하지 않은 낯선 경험을 할 때 온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 재미는 배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조건 앞엔 안전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