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 모임이 많았던 주말

by 장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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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낭독회와 송년회를 겸한 준비를 위해 화상 회의를 주관했다. 일단 위드 코로나가 된다는 전제로 날짜와 장소를 정해 섭외했고 각 기수별 참석 인원을 파악해 보니 50명 가까이 된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에 오히려 염려가 된다. 이 정도 인원이 다 모일 정도로 코로나 제한이 풀릴지 모르겠다. 일단 된다는 전제로 준비는 해야 할 판이다. 선배 기수 초청 이야기가 나왔지만 재학생 모이는 것도 어떨지 모르는데 그건 무리다 싶어 불수용했다. 화상회의가 효율적이긴 하나 의견이 다를 땐 대면회의 보다 조율이 쉽지가 않다. 이럴 땐 진행자 권한을 좀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그나마 회의를 이끌어 갈 수 있다.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을 마치니 진이 다 빠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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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무렵 중국 찻집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녁에 강남 논현점에서 와인 모임이 있을 예정인데 오시겠냐기에 흔쾌히 간다고 했다. 참석자는 나 포함 네 명이었는데 나 홀로 중국 여행가, 청나라 건륭제 시절의 회화를 전공한다는 대학원생, 베이징에서 중국법을 전공하고 지금은 현지에서 찻집을 운영한다는 사람까지 이력이 다소 특이한 멤버들이었다. 와인과 차를 함께 마시니 취기도 덜했다. 술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시라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특히 나 홀로 중국 여행가를 보니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만일 내가 저분처럼 가진 재산이 많아 평생 놀고먹어도 되는 상황이라면, 외국 유학을 다녀오고 여러 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면서 여행만 다녀도 되는 여건이라면 어떨까? 어떻긴, 좋겠지! 언어도 되고 다른 사람과는 불편하다며 주로 혼자 여행을 가는 그는 현지인과도 잘 어울리는 유쾌하고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모임에 들고 온 현지의 귀한 차와 와인을 내어 놓으니 그 자체로 모임 분위기가 고조된다. 중국의 법을 전공했다는 이로부터 중국의 법체계와 법 보다 위에 있는 공산당의 존재 그리고 최근에는 헌법까지 바꿔 영구집권을 노리는 시진핑의 이야기까지 들으니 중국 리스크가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음을 느꼈다. 중국 회화 이야기, 현지 여행 이야기를 몰입하며 듣다 보니 어느새 시계는 11시를 가리켰다. 결국 지하철이 중간에 끊겨 택시를 타고 귀가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역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는 모임은 이렇듯 새로운 자극을 주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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