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땅의 586세대이다. 나이는 50대 이면서 80년 대에 대학을 나온 60년 대생이다. 한국의 586세대는 운 좋은 세대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전쟁을 겪은 부모 세대처럼 굶주리며 자라지도 않았고 청소년기에는 국가주의 반공교육은 받고 자랐지만 수출과 중동 건설 붐으로 나라의 활력이 넘치던 시기였다. 민주화 세대라고는 하지만 대학 졸업 시엔 경제 호황기로 취업에 문제가 없었고 98년 IMF사태 때는 30대였기에 선배들은 퇴사를 강요받았으나 우리 세대는 거뜬히 살아남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신입을 뽑지 않아 직장 내 안정된 위치를 공고히 유지했고 코로나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은 조직에서 자연스러운 은퇴를 앞두고 있다. 다른 경우도 많겠지만 주변의 386세대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기대여명이 늘다 보니 직장을 그만둬도 아직 살아야 할 날이 많다. 그 기간에 무엇(what)을 할 것인가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놀고만 지내기에는 남은 30여 년의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어제는 1인 창직 과정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그 간의 소득이라면 내가 하려는 무엇(what)에 대해 오픈하고 그것을 누구(who)와 어떻게(how) 풀어 갈 것인가에 대한 선배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두 가지 큰 원칙은 ‘돈보다는 가치를 추구하라’는 것과 ‘조급함을 버리고 지속하는 가운데 축적하라’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당신이 하고 싶은 무엇( what)에 대하여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1인 미디어를 구축하고 콘텐츠를 꾸준히 축적하여 발표하고 세상 사람들과 협력을 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세미나를 함께 들었던 분들은 이미 은퇴를 했던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간에게는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면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로서는 무엇(what)을 하고 싶다는 것은 정해졌지만 어떻게(how)할 것인지는 다소 애매했는데 덕분에 희미한 로드 맵 정도는 제시받은 느낌이다. 결국 나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내가 걷는 길이 나의 길이다. 세미나에 참여하신 대부분은 1인 미디어를 구축해 자신의 콘텐츠를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했다. 어떤 이는 좀 더 완벽해지면 드러내겠다 했고 어떤 이는 자신은 그런 성향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에 대해 진행자는 우리들이 입학한 대학이 ‘들이대 저질러과’라며 이곳은 입학은 있지만 졸업은 없는 곳이라고 응원했다. 계속 시도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이란 뜻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DT환경으로 개인들은 더욱 강력한 디지털 무기들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나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구축하고 세상에 어필할 것인가? 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들이대고 저질러 보는 수밖에 없다.
이번 주말에는 종강 파티가 있을 예정이다. 그동안 휴대폰의 좁은 화면으로만 보아 오던 이들을 대면하게 된다. 이런 만남은 언제나 기대가 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성장을 꿈꾸는 이들이기에 좋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이번에는 어떤 분들을 만나 새로운 인연들을 이어갈 것인가? 협력을 받기 위해서는 나도 그들에게 줄 것이 있어야 한다는 데 내가 그분들에게 건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