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 대화는 배려와 경청이다

by 장용범

이상하게도 대화를 하다 보면 살짝 기분이 나빠지는 그런 사람이 있다. 자신이 주도를 해야 할 자리가 있고 보조적인 역할을 할 자리가 있는데도 모든 상황에서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사람을 보면 살짝 짜증도 난다. 대화는 나의 이야기와 상대의 이야기가 적절히 섞일 때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는 것이지 한 사람의 이야기만 나온다면 대화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법이다. 이는 회의나 토론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결론인 듯 말하는 사람을 보면 은근히 반발심도 생긴다. 말을 할 기회는 적절히 배분되어야 하고 상대가 말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은 경청이 기본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자리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나온다면 그는 전제군주 또는 독재자라는 말도 있다. 회의를 포함해서 대화를 한다는 게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어렵다는 게 다 이유가 있다. 어제 다시 한번 그것을 느꼈다.


위드 코로나 분위기에서 사적 모임의 연말 행사 하나를 준비할 일이 생겼다. 방역 지침에 맞추어 진행되는 행사다 보니 행사와 식사를 분리하는 등 신경 쓸 일도 많은데 함께 준비하는 분 가운데 유독 주도적인 스타일이 있어 신경이 좀 쓰였다. 준비과정에 대한 줌 회의를 열었는데 역시나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그분은 자신의 주장이 결론인 양 이야기를 전개했고 이에 반발한 다른 참가자가 회의 도중 나가버리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만일 대면 회의였다면 좀 더 험악한 상황도 벌어졌을 것 같다. 회의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마무리는 그럭저럭 지었지만 뒤끝은 그리 개운하지 않았다.


대화 잘하는 법에 관한 여러 책들도 있고 유튜브 영상도 많이 있지만 괜찮다 싶은 대화법은 이러하다. 너무 간단해서 대화법이라 부르기도 어색하지만 소개해 본다.

첫째, 대화는 1-2-3 법칙에 따라 진행한다. 자신의 이야기는 1분 이내 끝내고, 2분 이상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3번 이상 맞장구를 치라는 말이다. 빌 게이츠가 대화를 할 때 자주 쓰는 말이 있다 한다. “정말이요(Really?)”, “대단하군요(Excellent!)”,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And then What happens?)”. 말을 많이 하면 모두가 주목할 것 같지만 말을 많이 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신뢰가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둘째, 대화를 하다 보면 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그냥 침묵을 즐기면 된다. 무리하게 이야기를 꺼내어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려 하면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하게 된다. 대화 중의 침묵을 거부하지 말자.

셋째, 리듬을 타야 한다. 말하는 역할이 있고 듣는 역할이 있다. 그리고 대화는 이 역할이 적절히 전환되는 리듬이 중요하다. 만일 대화의 참가자가 어느 한 가지 역할만 하는 경우라면 좋은 대화는 아니다.


대화의 기본은 할 말이 있으면 1분 이내로 하고, 없으면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침묵은 즐기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만일 당신이 이런 사람이라면 이미 상당한 수준의 대화법을 몸에 익힌 사람이다. ‘네 말이 맞다. 하지만 네 물건은 사기 싫다. 왜? 네가 왠지 싫다.’ 이게 바로 말 잘하고 똑똑한 세일즈맨이 성과가 안 나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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