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의 큰 행사 하나를 마쳤다. 송년 행사와 문집 낭독회, 사은회를 겸한 행사였는데 모두 따로 진행되어야 했지만 위드 코로나 발표 이후 한 번에 날을 잡았다. 행사 준비는 TF 스텝들의 역할 분담으로 별 무리가 없었지만 준비 중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생겼고 계속 진행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웠다. 실제로 원우 중 공무원 분들은 거의 못 오셨는데 연말 행사를 금하는 내부 공문이 시달되었나 보다. 아무튼 재학 중에 더는 없을 큰 행사 하나 마쳤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한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 준비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올해 도쿄 올림픽도 그렇다. 그렇게 많은 공을 들여 행사 준비를 했는데 코로나가 오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게다가 그 올림픽을 부산이 유치하려 했다 하니 탈락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오죽하면 삼성의 이병철 창업주도 일을 진행하는데 사람이 할 역할은 30% 정도이고 나머지 70%는 운이 좌우한다고 했을까. 그러니 지금 나에게 나타난 상황이 좋은 지 나쁜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그래서 지혜가 담긴 말 같다. 그렇다고 운이 70%이니 나의 노력이 소용없다고 여기면 그 또한 착각이다. 운이 아무리 좋아도 30%인 인간의 역할이 없으면 일이 완성되지 않는 건 매 한 가지다.
이번 행사는 평소 업무를 진행하던 프로젝트 프레임에 맞춘 면이 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프로젝트라고 한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일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원(돈, 시간, 사람)을 할당해야 한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리더 격인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할은 자원을 배분하고 갈등을 관리하여 제시간에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이다. 특히 PM은 적시성(Timely)과 완성도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항상 둘의 가치를 동일하게 두고 진행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적시성에 둔다. 프로젝트는 제시간에 마치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다음은 일을 모듈화 시켜야 한다. 덩어리 별로 나누어 진행한다는 뜻이다. 이번 행사도 식전 행사, 사은회, 낭독회로 나누어 각 파트별로 맡을 사람을 지정했다. 그리고 그 모듈은 맡은 사람이 알아서 하게끔 권한을 주고 위임해야 한다. 하지만 PM은 그 일이 제시간에 마칠 수 있는지 진행관리는 해야 하는데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 책임은 PM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는 행사도 간단하고 맡은 분들의 역량들이 충분해 아예 맡겨버린 면이 있지만 좀 큰 프로젝트 같은 경우엔 PM의 프로젝트 시간에 맞춘 진척 관리는 핵심 역할이다.
회사의 일로 컨설팅 업체 컨설턴트들과 일하며 배워둔 프로젝트 관리법이나 회의 주재 방식을 요긴하게 써먹고 있다. 그럼에도 늘 느끼는 것은 운칠기삼이다. 이 행사도 처음 준비할 때는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는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이슈가 터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서 일을 진행할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하되 그게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