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100일을 넘긴다. 시작은 사소했지만 900일의 블로그 연재를 이어오며 그동안 달라진 나의 변화가 신기할 따름이다. 귀중함의 속성은 희소성을 수반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900편의 글들은 소중한 나의 보물이 되었다. 일상적인 일들을 제쳐두고 900일을 이어온 게 있었나 싶다. 100일을 넘길 때마다 새삼 느끼지만 부족한 글을 받아 주시는 소중한 분들이 계셔서 가능했기에 감사함이 크다. 다음 주에는 1인 기업가들이 모인 ‘1인 살롱’이라는 곳에서 이처럼 꾸준한 글쓰기가 가능했던 사례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1인 기업을 할 만큼 그분들도 전문 소양을 지닌 분들인데 글쓰기를 이어가는 내 이야기가 듣고 싶으셨나 보다.
어떤 일을 지속하게 하는 힘을 생각해 본다. 이것은 물체의 가속도와 닮은 것 같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는 속성이 있는 것처럼 한 가지 일이 꾸준함이라는 속성에 올라타면 스스로 힘을 받게 된다. 다만 정지된 물체를 처음에 움직이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습관으로 만들기까지가 어려운 것 같다. 이 때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한 번 해보지 뭐’라는 가벼운 마음이 효과적이다. 끌리면 해 보고 해 보고 재미있으면 계속하면 된다. 그렇게 3일 정도 계속한 일이 3주 정도 이어져서 3개월이 넘어가면 웬만한 습관으로 안착되는 것 같다. 그건 좋은 습관이나 나쁜 습관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좋은 습관은 내가 일부러 의도를 내야지만 나쁜 습관은 가만있어도 물드는 게 다르긴 하다.
마디를 지어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인간은 무한의 시간을 대할 때 연월일시처럼 마디를 지어 시간을 관리하는 듯한 착각을 한다. 어떤 일을 지속하는 것은 자칫 지루할 수 있다. 이럴 땐 시간의 마디처럼 중간중간에 이벤트를 심어 두자. 100일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다. 매일 산에 오르기로 했다면 같은 장소, 같은 방향의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권할만하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의미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올림픽의 금메달이 목표인 대표 선수라도 시합 없이 주어지는 금메달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동그란 쇠뭉치일 뿐이다. 그리보면 22명의 선수들이 상대편 골문에 공을 넣으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 자체로는 의미 없는 행동이다.
혼자 할 때 보다 함께 하는 일이 오래간다. 나의 글쓰기 900일도 돌아보면 혼자 글을 써서 보관하고 말았다면 이처럼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이런저런 계기로 원하시는 분들에게 글을 보내 드리고 대학원 동아리를 통해 서로 격려하는 가운데 지속하는 힘이 생겨났다. 그래서 ‘빨리 하려면 혼자 하고, 오래 하려면 함께 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글쓰기 900일이 나에게 준 긍정적인 변화는 참으로 크다. “여러분, 작가 되기가 가장 쉬운 거 아세요.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3년 전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의 저자 김민식 PD가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역시 처음 시작할 땐 힘을 빼는 게 필요하다.
<스티브 장스 블로그 주소>
https://m.blog.naver.com/nayb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