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잘 되어야 하는데

by 장용범

어수선한 하루였다. 새해 첫 출근날, 작년과 달라진 조직 개편으로 팀과 파트가 하나씩 생겼고 모자라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주말 동안 회의실을 뜯어 좌석을 배치하다 보니 꽉찬 느낌에 여유 공간이 없는 듯 했다. 게다가 직원들은 팀 배치 후 업무 인수인계로 왔다갔다하고 업무보고 준비까지 겹쳐 그야말로 하루가 휙 지난 느낌이었다. 그래도 연초의 활기찬 느낌은 좋았다.


부서가 커진 것은 좋은 일이나 가뜩이나 위축된 영업에 딴지나 걸지 않을까 우려는 된다. 업무의 성격이‘금융소비자 보호법’의 시행으로 영업을 올바르게 하는지 간섭하는 업무여서 일을 하면서도 좋은 소리는 듣기 어렵겠다. 하지만 대세가 영업은 하되 올바르게 하라는 방향이니 안 따를 수도 없다. 직장생활 대부분을 영업부문에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선 정말 영업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마지막 일년을 영업 아닌 다른 업무를 맡았기에 오히려 다행이라 여겨야 하나 싶다.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생각나는 요즘이다.


영업을 전쟁에 비유하기도 한다. 시장이라는 한정된 땅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사들과 치열하게 벌이는 현장을 보면 일견 적당한 비유 같다. 현장에서 전투를 제대로 하려면 무기에 해당하는 상품도 좋아야 하지만 그 무기를 들고 싸우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영업하는 사람들을 전투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깨어져도 다시 일어나 돌격하는 그들을 보며 어떤 때는 매월 시간만 지나면 소득이 생기는 급여생활자는 온실 속 화초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장에서 전투를 잘 하려면 그들의 사기를 올려 주어야 한다. 그게 전쟁으로 말하자면 병참선이다. 적정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한 번씩 회식이나 행사를 열어 그간 영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일도 필요하다. 그전에 무엇보다도 회사가 영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해야 한다. 영업인을 대하는 마음이 상품 만들면 군말 말고 팔기나 하라는 식이면 가뜩이나 상처받기 쉬운 직업인데 그나마 회사에 남아있던 정마저도 사라진다. 마음이 떠나면 몸도 떠나는 법이다. 세상에는 영업 하는 사람들을 반기는 곳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대면 영업을 대체할 새로운 채널을 육성한다는 전략일수도 있지만 이탈하는 대면 설계사 조직을 바라보는 마음은 좀 허탈하다. 한 때 설계사들로 북적이며 영업하던 그 시절이 꿈이었나도 싶다. 미래에는 생명보험이라는 상품을 어떻게 영업하게 될까? 주식이나 예금과는 달리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금융상품인데 고객이 보험회사 앱을 스스로 깔아 적극적으로 보험상품을 가입하려 들까? 몸은 영업을 떠나 있지만 앞으로의 영업이 걱정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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