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 오직 한 길이란 없다

by 장용범

농구선수 출신의 예능스타로 서장훈이 있다. 그의 예능성은 강호동과는 또 다른 매력인데 ‘아는 형님’에서 보면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뒤에 앉아한 마디씩 거드는 수준인데도 어쩐지 꼭 있어야 할 듯한 무게감을 주고 있다.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국보급 센터이다. 그만큼 현역 시절 화려한 농구 실력을 보여 주었고 부산 아시안 게임 때는 도저히 못 넘을 것 같았던 중국을 이기고 한국 농구가 금메달을 따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었다. 그런 그에게는 경기 도중 두 번의 큰 부상으로 전신마비를 당하는 아픔이 있었다. 두 번째 전신마비는 그의 나이 32세 때인데 의사로부터 농구를 그만두지 않으면 앞으로 영원히 마비가 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받았다고 한다. 당시 농구 선수로서 돈은 벌만큼 벌었고 남은 인생을 편히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선수로서의 활동은 은퇴를 하고 농구 지도자의 길을 갔을 것 같다. 그런데 그는 기어이 선수의 길을 다시 간다. 다만 특별히 주문 제작한 뒷목 보호대를 목에 두르고 경기에 나섰다. 그런 모습의 그에게 붙은 별명이 ‘목도리도마뱀’이었다. 그리고 그는 선수 은퇴 전까지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대중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서장훈의 그런 사정을 최근에야 알았다. 어느 날 키 큰 농구선수 출신의 예능인이 나타났나 보다 했는데 사실 그는 체구 못지않게 의지력 또한 큰 사람이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그의 스토리를 들었을 때 드는 생각은 꼭 그랬어야 했나이다. 이것은 개인 가치관의 문제이고 공을 매개로 한 운동을 즐기지 않는 내 입장이기도 하다. 별 탈 없이 선수생활을 마쳐서 다행이지 만일 다시 한번 마비증세가 와서 영영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그의 삶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처럼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의 선택 기준은 제각각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그래서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건 고민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이든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선택의 순간에 고민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긴 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태도이다. 하지만 나약한 우리의 마음은 어떤 선택 후에 조금만 어려워지면 다른 길은 어땠을까 싶어 눈이 자꾸 간다. 이러면 선택의 비극이 시작된다. 선택의 순간에는 한 가지 필터링을 통과시켜 보자. ‘이 선택에 따른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는가?’ 아마도 32세의 농구선수 서장훈은 두 번째 마비상태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다시 한번 마비가 와 영영 움직일 수 없어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 않겠다는 마음이 섰을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운동 시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 결과가 경기 내내 차고 다닌 목보호대였다. 하지만 그가 나이 40세였다면 또 다른 결정이었을 텐데 이처럼 선택은 동일한 것이라도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나이 들면서 깨닫게 되는 선택이나 결정에 대한 생각은 인생에 오직 한 길이란 없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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