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한 분을 만났다. 커리어나 생각의 궤적이 나와 많이 닮은 분이었다. 불과 3개월 전까지 금융권에 근무하다 전업작가 겸 자기 계발 강사로 독립한 분이다. 만남이 조금은 특별한 계기였는데 본인이 직장 근무 때와는 달리 사람 만날 기회가 적은 탓에 1:1 대화할 분을 모집한다기에 지원해서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두 시간여의 대화를 통해 많은 공감대를 느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은 그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느낀 점이다.
*회사와 나를 분리해서 바라보다
나의 관점이 이리 바뀐 건 불과 2년 정도지만 그가 그런 생각을 했던 건 꽤 되었나 보다. 근무를 하면서도 자기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자신의 적성을 교육이나 워크숍 진행에서 발견하고는 회사가 명예퇴직을 받을 때 과감하게 결단했다고 한다. 회사는 다양한 업무 부서가 있다. 그중 경영진을 직접 보좌하는 경영기획이나 인사, 총무와 같은 부서는 직장 내 승진이 용이한 부서들이다. 많은 직원들이 그쪽 업무를 선호하지만 그런 업무 단점은 직장 테두리 안에서만 빛을 보는 업무들이다. 자신의 커리어는 스스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뭐 그리 다르겠나 싶지만 나의 경우 영업부문에 오래 있다 보니 조직관리, 교육스킬, 상담기법, 회의나 워크숍 진행, 목표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 관리 등을 자연스레 체득한 면이 있다. 어쩌면 이들 경험은 은퇴 후에도 꽤나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기본적인 재정적 안전판은 필요하다.
아무리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기본적인 재정적 안전판은 필요하다. 배우자의 소득이나 은퇴 후 연금, 자산소득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 등은 기본적인 안전판이 되어준다.
*은퇴 후에는 아지트가 필요하다.
그의 하루 루틴이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식사 후 집에서 나와 지인들과 함께 지내는 사무실에 나간다고 했다. 공감 가는 부분이다. 은퇴를 했다고 집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일단 집을 나와야 다른 활동들을 하게 된다.
*배움은 가성비가 좋은 취미이다
그는 책을 좋아했다. 책을 통해 배우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가운데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중이었다. 현재 삶의 만족도는 다행히 직장생활 때 보다 높다고 했다.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가지기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기로 한 사고의 전환을 엿볼 수 있었다.
*인생을 좀 긴 호흡으로 보고 있었다.
직장생활을 마쳐도 제법 길게 이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는 글쓰기 외에도 개인들의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며 자신의 긴 성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삶에 정답은 없겠지만 어제의 만남을 통해 더욱 그런 마음이 든다.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내가 선택하고 내가 만족스러운 삶이 좋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려운데 그의 결단이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