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선거가 끝났다. 개표 마지막 순간까지 누가 이길지 모르는 박빙의 순간이었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가장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판가름 난 20대 대통령 선거였다. 내가 대통령이 되었다. 선거는 끝이 났지만 상처가 적지 않다. 특히 아내의 상처가 크다. 늦게 결혼을 한 터라 누구보다 고마움이 큰 아내인데 상대 진영의 집요한 네거티브 공세로 거의 탈탈 털리다시피 했다. 나야 후보니까 그렇다고 쳐도 가족에 대한 공격은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쪽이나 저쪽이나 결과와 상관없이 상처가 깊다. 비록 대통령은 되었지만 국민의 절반은 저쪽 진영임이 드러난 선거였다. 이 사실이 두렵다. 내가 아무리 해도 절반의 국민들은 마음을 잘 열지 않을 것이다. 제일 먼저 진행해야 할 일이 국민통합이다. 다행히 막판에 안철수 후보가 욕을 바가지로 듣는 부담을 안고 함께 해 준 덕에 당선이 가능했다. 만일 저쪽도 정의당이 합류했다면 이 선거는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 일단 내가 잘나고 훌륭해서 당선되었다는 착각을 버리자. 검사로서 외길 인생만 살아왔으니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앞으로 국정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통합정부를 조속하게 구성하도록 하자. 화장실을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달라지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두 당의 합당 작업을 통해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불과 5년 전에 정권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니 그만한 인재들은 당 내부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선거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은 가지지만 그로 인한 향후 정부 구성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를 거울 삼아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겠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을 열겠지만 공적으로는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앙금이 크지만 결과는 내가 이겼다. 이참에 주변에선 상대를 철저하게 밟아버리자는 진영논리가 있을 수 있다. 이때는 국민의 절반이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자. 지금은 그 일이 중요한 게 아니다. 향후 국정 운영에 그의 의견에도 귀를 열 수 있는 마음을 내어보자. 빠른 시일 내에 네 사람이 식사 자리라도 가지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우리나라 사람들 밥 한 번 먹으면 금방 친해지는 만큼 조만간 비서를 통해 지시해야겠다.
코로나로 인한 국민들의 생활 불편은 이제 그만 해소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 대응 의료체계는 붕괴되었다고 본다. 지난 2년간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이미 극에 달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겠지만 적어도 미국이나 유럽 수준의 방역정책으로 수준을 내리는 것으로 하자. 일단 활동을 해야 뭐든 돌아갈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는 전향적으로 진행해야겠다. 내가 먼저 다가가 대화를 요청하자. 향후 한반도의 정세는 북한이라는 변수가 매우 중요하다.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만큼 하나의 국가로 인정을 해야 한다. 국가대 국가로 상대를 인정하며 대화를 진행토록 하자. 저쪽은 핵무기가 아니면 자신들을 지킬 수 없다고 믿고 있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 전쟁이 나면 이기고 지고를 떠나 잃을 게 너무나 많다. 더구나 지금 세계적으로 고립된 러시아가 곤경에 처하자 더욱 러시아에 붙어살 길을 도모하고 있으니 북한을 자극해서 우리에게 득 될 건 없다.
한일관계는 하루빨리 회복되어야 한다. 동북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우리와 정치체제를 같이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과거사로 발목 잡혀 미래로 가지 못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 종군위안부나 강제징용 문제의 부담은 이전 정부에 지우고 나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국익 차원에서 저들을 대해야겠다. 그리고 당분간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제재에 동참하지만 민간부문 협력은 적극적으로 열어두어야 한다. 이는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는 형국은 한반도의 긴장만 높아질 뿐이다. 외교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과거 정권의 출산장려정책은 실패로 돌아갔다. 인구감소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가 핵심 문제이니 일단 정년연장으로 경제활동인구를 늘리는 효과를 내자. 그 외 원전을 다시 돌리고 기업을 우대하여 경제를 이끌어 가도록 하자. 눈앞에 할 일이 산더미 같지만 전문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장을 마련해 주고 책임은 내가 지는 자세로 이 정부를 이끌어야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