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을 보면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다. ‘그는 축구가 재미있을까?’ 누구나 부러워하는 실력으로 부와 명예를 얻고 있는 사람이지만 나는 그의 축구에 대한 실력만큼이나 재미도 있을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권태를 느끼게 마련이다. 아무리 손흥민이라 해도 가끔 축구에 권태를 느끼지는 않을까 한다. 더구나 그게 취미로서의 축구가 아니라 밥벌이로서의 축구라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공을 차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직업의 특성은 하고 싶다 하기 싫다와는 상관없이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 언젠가 교수님으로부터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여러 직업군 가운데 작가들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말도 있다. 그리보면 지금 나의 글쓰기는 밥벌이가 아니기에 재미있고 꾸준할 수 있는가 보다.
이처럼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던 일이라도 그것이 의무가 되면 재미가 사라지는 경험들을 자주 한다. 노래가 좋아 가수가 되었지만 돈 때문에 매번 같은 노래를 수도 없이 불러야 한다면 싫증이 날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사람은 나은 편이다. 어찌 되었건 시작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거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꼭 좋아서 했다기보다는 어쩌다 보니 하게 되었고 다른 대안이 별로 없으니 계속하게 된 경우가 많다. 어쩌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아니라 시작한 것을 어떡하면 계속할 수 있는가일 것 같다.
시작이야 어찌 되었건 무언가를 계속하게 하는 힘은 꾸준한 습관의 힘이다. 그런데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습관화시키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저항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지로 시작했다 쳐도 시간이 흐를수록 의지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나도 습관화에 이런저런 방법들을 많이 적용해 보았지만 그나마 효과적이라 여겨지는 것은 생각이나 마음이 개입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너무 큰 걸 시도하려고 하면 안 된다. 한두 번은 가능할지 몰라도 길게 가기는 어렵다. ‘방아쇠 효과’라고 할까. 처음에는 쉽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이 버는 방법도 있지만 덜 쓰는 방법도 있다. 부자는 많이 가진 사람인데 대부분은 많이 버는데만 집중하지 자신의 소비성향을 점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더 많이 버는 것은 단기간에 달성하기가 어렵지만 자신의 소비를 줄이는 것은 그보다는 쉬운 일이다. 그러니 지금 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한다면 ‘성장의 즐거움을 기록’하는 일이다. 주중에 매일 운동을 하기로 했다면 운동을 한 날은 자신의 탁상달력에 스티커 같은 걸로 표시해 두는 방법이 있다. 그것이 하루하루 쌓여 갈 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 자신에게는 작은 성취감이다. 나이 들수록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사소해 보이는 일은 있어도 그 자체가 사소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큰 것을 이루는 바탕이 된다. 언제나 100개의 계단을 오르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눈앞의 첫 계단을 오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