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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 지금 뭘 할 수 있을까?

by 장용범

우리의 방역은 실패한 것일까? 4천만 인구 가운데 매일 3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수준이면 그런 것도 같다. 그런데 2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 상황에 국민들은 지칠대로 지쳤고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코로나에 걸려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이야기는 진부한 말이 되었고,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한 가지라는 인식도 있는 걸 보면 확진자 상황과는 상관없이 위드 코로나를 실행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국가가 국민들을 다 먹여 살려 주든가. 지금은 방역의 실패냐 성공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확진자가 더 나오더라도 이 제재를 풀어야 한다. 기존에 풀린 코로나 지원금에 더하여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가와 곡물가 상승이 초래한 우려할 수준의 인플레와 이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시국에 북한은 ICBM까지 날려 미국에게 우크라이나만 보지 말고 우리도 한 번 봐달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면 누가봐도 위기라는 인식을 할만 한데도 주식과 코인의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도대체 이 위기의 출구가 어디쯤일까? 여기에 정권은 5년 만에 다시 교체되어 머지않아 이전과 다른 대내외 정책들을 쏟아 낼 것이다. 많이 뒤엉킨 느낌이다. 지금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는 문제해결이 안될 것 같은데 각자 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긴 하다. 다만 다른 나라 보다는 좀 낫지 않은가 정도로 위로 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시국에 개인은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일단 조급함에서 좀 벗어나야 겠다.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할 수 없는 일에 아무리 전전긍긍 해본들 달라질 건 없고 불안만 가중될 뿐이다. 지금 나를 둘러싼 환경은 거대한 격변기이고 이것이 어떻게 정리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태풍이 지나갈 땐 조용히 엎드려 상황을 좀 지켜 볼 필요가 있다.


변화에 적응은 하되 좀 천천히 맞추어 가야 한다. 변화의 시기에 기회가 온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회를 볼 눈이 없고 설령 본다고 해도 가진 밑천이 적다. 변화를 앞에서 이끌려 말고 한 30% 진행되었을 때 적응해도 빠른 편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겠다. 모든 게 불안한 시기에 자신의 건강을 잃고 가족간의 관계까지 틀어진다면 최악이다. 지금은 밖으로 뻗쳐 나갈 때가 아니라 안을 다져야 할 시기 같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내버려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뉴스를 좀 끊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