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센터에서 저작권에 관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언론사에서 취재한 기사를 인용할 때 저작권 위반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실시간으로 진행되다 보니 강사와 직접 교감하는 생동감 있는 강의이다. 이제 마지막 강의를 남겨두고 있는데 그간의 고마움도 표할 겸 강사분에게 식사 자리라도 마련하고 싶다 했더니 흔쾌히 수락하셨다. 강사님은 약속한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이미 와 계셨다. 그간 화면에서 앉아 강의하는 모습만 보아서인지 실제의 큰 키가 익숙하지 않았다. 이렇듯 화면은 보는 사람에게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저작권 강의를 하게 된 이유가 영상 PD였던 본인이 저작권 위반으로 큰 손해를 본 일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저작권 때문에 큰 시련을 받았지만 그것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으니 전화위복인 셈이다. 역시 인생은 좋고 나쁨이 정해진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법만 전공한 변호사들과는 달리 콘텐츠를 제작 유통한 경험과 이미 알고 있는 수많은 저작권 위반 사례들은 그분의 남다른 경쟁력이라 여겨졌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유라시아 관련 인터넷 신문에 대해서는 그 분야의 상당한 전문가들이 갖추어져야 할 수 있는 일인데 시작부터 여건이 좋아 보인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번 저작권 강의처럼 배움을 구하면 어딘가에는 숨은 고수들이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진행하는데 방법이 없다는 말은 쉽게 할 말이 아니다.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말이 적당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은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이 이미 했던 고민이었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다. 그렇다면 세상 어딘가에는 그에 대한 해결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더구나 오늘날은 세계가 인터넷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해결방법을 찾는 일이 더욱 수월해졌다. 외국어만 좀 알면 웬만한 방법들은 거의 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만남이었지만 자문위원으로 모시겠다고 하니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하신다.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 내가 심도 있게 공부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 분야의 전문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나는 시간이란 자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다만 나는 세상의 고수들에게 이 한 마디를 하면 된다. ‘제가 지금 부족하니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그런데 전부는 아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선뜻 도움을 주신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