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 시스템 구축하는 법

by 장용범

바쁘지만 재미있다. 요즘의 하루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이리 표현할 수 있겠다.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새로 세팅하는 일은 고단하면서도 즐거운 일이며 무에서 유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시스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 보니 다양한 언급들이 나왔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들도 있다.


1. 조직화되고 결합되어야 한다.

사람이나 절차, 물건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떤 원칙에 따라 배열 혹은 결합되어야 한다.


2. 상호작용해야 한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개별의 기능만 수행해서는 시스템이라 할 수 없다. 이들이 서로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3. 목표가 있어야 한다.

여러 개의 독립된 요소들이 자신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상호작용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시스템의 존재 이유 즉 목적이다.


4. 지속 반복되어야 한다.

한두 번 하고 말 것에다 굳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없다. 시스템은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가운데 성과를 점점 더 크게 내는 것이다.


그러면 시스템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할까? 일종의 기본 프로세스나 프레임을 생각해 본다. 시스템을 하나 구축하는 일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참여하는 구성원 간의 긴밀한 소통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하루를 대상으로 시스템식으로 만들어 보면 이러하다. 하루는 24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개인은 그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아간다.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해야 한다.

위의 예에서는 24시간이라는 하루를 잘 활용하여 지금보다 나은 상태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To Be로 정했다고 하자.


현재를 분석해야 한다

분석할 때 효과적인 방법은 적당히 쪼개는 것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의 시간도 대강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아침(기상~출근 전), 오전(출근~점심식사), 오후(점심식사 후~퇴근 전), 저녁(퇴근 후~잠들기 전), 수면이다.


각 부분에다 역할 또는 내용을 집어넣는다.

아침(기상~출근 전)이라면 독서와 아침운동을 넣을 수 있고, 오전(출근~점심식사 전)에는 머리가 맑은 시간이니 혼자서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을 배치하는 게 좋다. 문서작성이나 분석 같은 일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오후(점심식사 후~퇴근 전)에는 회의나 사람들과 엮이는 활동 같은 다소 와글와글 한 일들을 한다. 저녁(퇴근 후~잠들기 전)을 보내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동료들과 술자리에 갈 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또는 자기 계발한다며 저녁 강좌를 찾을 수도 있다.


반복해서 실행해 본다

이렇게 정해두고 실행하는데 반복적으로 되어야 한다. 이렇듯 습관화되면 개인의 생활이 시스템화 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 같은 시스템이면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매뉴얼로 남기거나 전산으로 구축해 두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된다.


시스템화 되면 편한 게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이것 다음엔 무엇이라고 정해져 있으니 그에 맞춰하면 된다. 자연과 우주도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반복적으로 돌아간다. 각 계절에는 무언가 다른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 아침에는 해가 뜨고 저녁이면 달이 뜬다. 생로병사,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자 늙어가며(성장?) 마침내 병을 얻어 죽고 만다. 이 모든 게 시스템이다. 시스템에 맞춰 사는 것을 옛 선현들은 순리에 맞게 산다고 했다. 시스템은 처음에 만들기가 어렵지 한 번 만들어 두면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며 성장하는 면이 있다.


무언가를 세팅하거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재미가 있다. 하지만 시스템 안에서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개선이란 이름으로 시스템 안에 작은 시스템을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가능하면 직접 하지 말고 시스템이 스스로 하게 한다. 그럼 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뭐하느냐고? 그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눈을 돌리거나 그 시스템이 가져다주는 것을 누리며 게으름 피우거나 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시스템은 영원하지가 않다. 상황이 바뀌면 시스템도 한계에 도달한다. 그러기에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중간중간 적절한 수정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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