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가 만든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성공적으로 하늘을 날았다. 세계에서 8번째라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니 뿌듯함도 있지만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지구상에는 총 197개국의 나라들이 있고 축구협회 FIFA에 등록된 회원국들은 211개의 나라들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한국은 경제력이나 군사력 등을 포함한 국가위상이 상위 5%안에 들어가고 있다. 상위 5%는 상당한 수준이다. 국토면적은 싱가폴이나 룩셈부르크 같은 도시국가들 보다야 크지만 그리 넓은나라는 아니다. 게다가 이렇다 할 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전투기를 만들어내고 잠수함과 대형선박, 전차와 자주포, 미사일, 자동차를 생산해 낸다. 여기에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의 생산기지가 되고 있고 최근에는 우주선까지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신기하지 않은가? 알다시피 한국의 현대사는 험난했다. 1948년에 해방이 되었고 한국전쟁은 1953년에 끝났지만 전 국토는 초토화되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났다. 이제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에게도 한국 가수들의 노래와 댄스가 유행하고 있고 한국어 배우기 붐이 일고 있다. 얼마전 다녀온 키르기스스탄에서도 현지인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와 놀랬던 적이 있는데 내가 이 나라에 살고 있지만 최근 벌어진 상황들이 좀 신기하긴 하다. 대체 남북분단의 상태에서 그리고 주변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토록 잘하고 있는 것일까? 답은 결국 사람일텐데 60년대에 태어나 대한민국의 성장과정을 직접 본 사람으로서 한국인의 특징을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사람들이 과하게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24시간 동안 일상이 돌아가는 나라들이 몇이나 될까? 24시간 편의점, 24시간 해장국, 올빼미 버스, 24시간 카페 등등. 우리는 마치 잠들지 않는 나라같다. 이게 사람들을 지치게도 하지만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지런하다는 면에서는 단연 앞설 것 같다. 같은 조건일 때 부지런하다는 것은 분명 사람의 경쟁력이다.
둘째, 틀에 매이지 않는 사고를 지니고 있다.
정해진 메뉴얼 대로 하지 않는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찾는 경향이 있다. 물론 편법을 찾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발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고 또 그럭저럭 해낸다. 이것을 창의적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으로 세상에 내어놓는 것은 드물지만 이미 세상에 나온 것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따라잡는 능력만큼은 탁월하다.
셋째, 기질적으로 순종적이지가 않다.
권력자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너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식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권력형 사건이 일어나면 수용보다는 저항으로 표출한다. 때로는 너 죽고 나 죽자는 극단으로 흐르는 경향도 있다. 상대가 누구든 세상은 공평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넷째,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마인드가 있다.
정착민의 공통적인 특성에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정서에는 이런 성향이 강하게 남아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지만 IMF 사태 시 금 모으기 운동이나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공동체를 우선시 하는 정서가 상당히 강한 것 같다. 일본도 공동체 의식이 강하지만 우리와는 약간 차잇점이 있다. 개인이 공동체 속에 녹아드는 게 일본이라면 한국은 개인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공동체를 의식한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인의 자신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막연히 부러워했던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민낯을 가감없이 본 때문이다. 늘 따라가야 할 비교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저들도 별 것 없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이 땅에 살고있는 개인들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행복하지 않다고 하고 자살률도 세계 최고라고 한다. 비교와 경쟁이 너무 심해서 그런가 보다. 이제 건강한 개인주의를 추구해야 할 시기인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대안도 있다. 이 나라의 불평등과 경쟁이 힘들다면 장소를 옮겨 외국에서 기회를 찾아보면 어떨까? 누군가 그랬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의 대통령이나 나는 평등하다. 그 나라 사람들에게 다른 나라 대통령은 관심 밖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다른 나라를 대상으로 무언가를 해야만 살 수 있는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