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현존하는 문자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3,000년 전 수메르 인들이 사용했다는 쐐기문자이다. 그 후 한자 같은 상형문자도 있었고 음가를 가진 알파벳으로 구성된 문자들도 나왔지만 문자가 지닌 공통된 특성은 소리로 사라질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인류의 위대한 스승인 예수나, 석가, 소크라테스, 공자가 문자로 자신의 사상을 남긴 적은 없다. 오늘날 남아 있는 경전이나 기록은 모두 그의 제자들이 가르침을 직접 듣고 문자로 옮겨 적은 것이다. 예수가 태어난 지 2022년 지났고, 부처님이 입적하신지는 2566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분들의 말씀은 문자로 남아 지금껏 전해지고 있다. 나의 매일 글쓰기를 돌아보면 1,000일 전과 지금의 나는 뭔가 좀 달라져 있는 것 같다. 그 전에도 글을 가끔 쓰긴 했지만 매일매일 들였던 글쓰기 습관은 어느덧 내 생활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오늘은 글쓰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저자가 되어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그에 관해 내가 아는 바를 공유하려 한다.
1. 나의 책이 꼭 베스트셀러일 수는 없다.
서점에 가면 참으로 많은 책들이 쌓여있다. 그리고 누가 봐도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였겠다 싶은 책들은 눈에 띄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저명한 저자들이다. 그런데 내가 꼭 그들을 의식하거나 비교해서 책을 낼 이유는 없다. 나는 그저 내가 썼던 글을 활자로 인쇄된 것으로 보고 싶을 따름이고 행여 그 책을 누군가 구입해 주면 고마운 것이다. 그러니 책을 쓰는 것을 좀 가볍게 생각하면 어떨까? 누군가 나의 책을 비난하면 ‘그건 네 생각이고’라고 할 수 있는 당당함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정리해 보자. 책은 콘텐츠가 있어야 나오는 법이니까.
2. 책은 누구나 무료로 낼 수도 있다.
POD는 추천할 만한 출판 방식이다.
Published On Demand의 약자인 POD 출판 방식은 평소에는 저자의 콘텐츠를 파일로만 지니고 있다가 누군가의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야 인쇄에 들어가는 출판 방식이다. 출판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재고처리이다. 하지만 POD 출판은 재고가 없다. 게다가 내가 POD 방식으로 책을 내려고 하면 부담해야 할 출판 비용은 제로이다. 개인이 책을 내는데 이만큼 좋은 조건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쓸데없는 종이 낭비가 없으니 환경에도 좋은 출판 방식이다. POD 출판 방식으로 학원 교재를 출판하는 강사들이 있다. 강의로 돈 벌고 출판사 교재 판매로 돈 벌고 일석이조를 누린다. 콘텐츠만 있다면 책을 내기란 정말 쉬운 세상이다. 현재 국내 POD 출판은 교보문고의 ‘교보 퍼플’과 ‘부크크’가 있다.
3. POD 대행업체들을 추천한다.
POD가 무료출판 방식이긴 하나 그래도 출판을 위해서는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콘텐츠가 있다는 전제하에 가장 큰 부분이 내지 편집과 표지 편집이다. 이미 나와있는 플랫폼에 맞추어 할 수도 있지만 시간 없고 디자인 감각 부족한 경우에는 그것도 스트레스다. 이럴 때 POD 대행업체를 추천한다. 콘텐츠를 건네주면 디자인 작업을 마쳐 POD 출판사에 넘기는 작업까지 대행해 준다. 더구나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까지 만들어 주는데 그 비용이 139만 원이다. 비싸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출판 비용에 비한다면 무척 저렴한 출판 비용이다. 대표적인 업체는 패스트북이다. 인터넷 조회 시 주의할 점은 fastbook 이 아니라 festbook이라는 거다.
4. 부크크의 ‘작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법
대표적인 POD 출판사인 부크크에서는 내지와 표지 디자인을 어려워하는 작가들을 위해 작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기본적인 출판 디자인 폼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작가가 콘텐츠를 제출하면 디자인 작업을 대행해 준다. 비용은 150 페이지 시집 한 권 수준이면 내지와 표지 디자인 모두 합쳐 50만 원 수준이면 가능하다. 페이지수가 늘어나면 비용은 더 커지겠지만 그래도 웬만한 단행본 수준으로 100만 원 이 내서 가능할 수준이다. 이후 POD 출판사에 올리는 일은 직접 해야 하지만 그건 파일만 올리는 작업이라 너무도 간단한 작업이다. 나의 두 번째 책은 이 방식으로 진행하는 중이다.
이제 책을 출판하는 일은 너무도 쉬워진 세상이다. 이것은 출판업계가 디지털 기반으로 진화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문제는 콘텐츠이다. 개인이 문자로 자신의 이야기와 노하우를 정리할 수 있다면 하나의 책으로 나오는 건 일도 아닌 세상이다. 사람은 하나의 책이라고 한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자신의 이야기, 일평생 배운 지식과 깨우침의 콘텐츠를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은 개인에게나 그가 속한 공동체를 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 기회에 책을 한 권 써 보자. 일단 잘하려고는 말자. 우리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지 처음부터 완성된 존재들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