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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 인간의 가장 큰 욕망

by 장용범

인간에게는 두 가지 넘기 힘든 욕망이 있는데 식욕과 성욕이다. 어쩌면 모든 생명체의 공통된 욕망일 것이다. 식욕은 생명 개체가 삶을 계속 유지해야 하니 개체 보존의 욕망이고, 성욕은 삶의 기간이 유한한 생명체가 영원히 살기 위한 종족보존의 욕망이다. 권력욕도 있지만 이는 식욕과 성욕을 더 많이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다만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권력자들의 성적 본능은 여전하다 보니 다양한 권력형 성추문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욕망은 억압할수록 더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마음은 원시나 봉건시대처럼 권력을 누리며 욕망을 채우고 싶은데 사회는 그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하게 변모했으니, 그들의 성욕은 변태적 성향으로 은밀하게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성향은 사회적 고위층일수록 더할 것 같다. 남들의 눈이 있으니 얼마나 자신의 욕망을 억압해야 할 것인가? 그와 같은 사건 보도들을 보면 어떤 만화 그림이 연상되는데 본능에 휘둘리는 개(犬)가 법복을 입고 있거나, 근엄하게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는 모습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비난할 일이 아니다. 인간의 진화과정상 식욕과 성욕이란 본능은 가장 원시적인 뇌 중추에서 비롯되었고, 다른 동물에게는 볼 수 없는 이성의 영역이 그 본능을 억누르고 있어서다. 인간의 성욕은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드러날 수 있는 본능이니 아예 처음부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현명하다.


성욕 못지않은 게 식욕인데 최근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지 11일 차가 되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 저녁만 먹고 있는데 16시간 공복 상태 유지가 핵심이다. 처음으로 해보는 본격적인 다이어트지만 시작은 참 단순했다. 아침에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김민식 PD가 간헐적 단식으로 10일 만에 10킬로를 뺐다는 내용을 보고 마음이 동한 것이다. 그런데 이왕 할 거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 싶었다. 사람의 결심이 얼마나 나약하고 믿을 게 못되는 지 잘 알기에 다이어트를 위한 상황을 만들기로 했다. 내가 만든 상황은 이랬다.


1.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측정하고 체중을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린다. 기록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는 법이다.

2. 목표를 3단계로 설정한다. 1단계는 3일 차, 2단계는 21일 차, 3단계는 100일 차이다. 3-3-3 목표 설정법이다.

3. 지인 한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간헐적 단식의 블로그 기록을 매일 공유받아 달라고 했고 1,2,3차 목표 달성 시 작지만 커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하고는 대학원 단톡방에 최근 나의 근황으로 올렸는데 함께 동참하겠다는 분이 나타나 뜻하지 않게 다이어트 팀이 구성되었다. 현재로선 1차 목표는 달성했고, 2차 목표인 21일 차로 가고 있는 중이다. 원우 한 분이 매일 몇 일차라고 단톡방에 올리는 통에 이젠 거의 묻어서 가는 상황이다. 처음에는 몸의 저항감이 컸지만 차츰 적응되어 간다. 체중도 조금씩 감량을 보이니 매일매일의 성취를 목표로 가고 있다. 최종 목표는 아득하니 생각지 않기로 한다. 다른 성과도 있었는데 내 몸의 주인이 나라는 사실을 몸에게 일깨우는 성취감 같은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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