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독서법을 하나 시험하고 있다. 단어 단위 읽기이다. 모르는 방식은 아니었다. 단어 단위로 읽어 가면 점점 속도가 붙어 나중에는 줄 단위, 문장이나 단락 심지어는 면 단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속독의 단계로 확장된다. 문제는 책이란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그 속에서 무엇을 배웠고 내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냈는가가 더 중요하기에 자연스레 다시 글자 단위로 읽어가는 속읽기로 돌아오고 말았다. 문제는 이게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기록 학자 김익한 교수로부터 새로운 단어 단위 읽기 방식을 알게 되었다. 명사 중심의 단어를 읽으면서 나의 생각을 중간중간 개입시키는 방식이다. 그리고 두 페이지 정도에서 잠시 멈추고 고개 들어 읽은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를 한다. 여기에 나의 노하우를 하나 접목하자면 키워드라 여겨지는 단어에 적당한 표시를 해둔다. 나중에 키워드 중심으로 한 번 읽기 위함이다. 몇 차례 해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확실히 속도도 빨라지고 책의 내용이 빨려오듯 들어오는 느낌도 있다. 아직 중간에 끊고 잠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좀 더 숙달되어야 할 것 같다.
독서법에 효과를 보아 김익한 교수의 다른 유튜브 영상도 검색해 보니 이번에는 다이어리 작성법이 나온다. 들어보니 지금 내가 사용하는 방식과 비슷한데 약간 다른 면도 있다. 다이어리는 매일 써야 한다며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으로 구분 지어 작성해야지 시간 단위로는 나누지 말라고 했다. 이미 그리 하고 있지만 나는 하루를 네 부분으로 구분한다. 아침(기상~09:00), 오전 (09:00 ~ 13:00), 오후(13:00~퇴근 전), 저녁(퇴근 후~잠들기 전)이다. 몇 시에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오전에 무얼 한다고 정해둔다.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매일 아침에 루틴 하게 진행하는 일들이 좀 있어 적응된 방식이다. 그런데 다이어리에 매일 하루의 핵심 활동을 하나 적어두라는 말은 신선했다. 하루 동안 그 활동만은 꼭 하려고 염두에 두라는 뜻이다.
같은 일을 하며 효율을 생각하는 것은 시간을 절약하고 더 많은 결과물을 내고자 함이다. 하지만 그것도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야 한다. 지름길을 두고 일부러 돌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느린 과정의 재미를 누리려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낡은 것의 가치는 그 속에 깃든 만만치 않은 시간의 무게 때문에 쉽게 대체될 수 없는 법이다. 효율적인 독서법을 새로 배우며 낭랑하게 읽어가는 낭독의 즐거움도 누리고 싶은 것은 책에 대한 나의 작은 욕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