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마무리를 지었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할 무렵 시작했던 대학원 과정을 마친 것이다. 받아 든 문학 석사라는 타이틀이 아직은 좀 낯설다. 박사 과정에 갈 생각은 없으니 그냥 척척 석사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오전 반휴를 내고 졸업행사에 참석했다. 졸업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굳이 갈 필요가 없었지만 그간 매일 글쓰기를 함께 했던 원우들과 사진 촬영을 겸한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학과장과 총장님까지 우리들의 촬영에 동참해 주셔서 감사했다. 방통대의 특성상 온라인 수업 중심이라 원우들 간의 결속력을 도모하고 학과 취지에도 맞는 글쓰기 동아리를 첫 학기부터 발족시켰었다. 이제 700일을 훌쩍 넘겼지만 회원들의 열정은 여전한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올해 초,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도 마무리되어 참가자들이 각자의 이름으로 책도 한 권씩 출간했으니 이만하면 2년 반 대학원 성과치고는 꽤 괜찮았던 편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했는데 원우들과 글쓰기로 소통하며 지내온 과정이 나름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동아리 모임을 이어가자는 의견들을 수렴해 졸업 후에는 모임을 비영리 단체로 운영해 볼 구상도 한다.
배움은 중독성이 있는지 원우들을 보면 이미 상당한 지식 배경을 가진 분들이 많다. 다른 분야의 박사학위를 가졌지만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거나 자기 분야의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어 굳이 더 배울 필요가 있을까 싶은 분들이다. 하지만 이 분들에게 배움은 그냥 하나의 일상이 된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새로운 배움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았다. 사실 공부가 가장 돈 안 드는 고급진 취미 기는 하다.
나도 새로운 공부 거리를 하나 시작하려 한다. 대학원 과정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법을 익혔으니 이제 콘텐츠를 파는 방법에 대해 배울 생각이다. 온라인 시대는 마케팅 방식도 기존 오프라인과는 상당히 다른 면이 있다. 빅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마케팅’과 ‘바이럴 마케팅’에 관한 별도의 학습이 필요한 이유이다. 올해 11월까지 이어지는 온라인 강의와 토, 일요일 주말 강의를 신청했으니 나의 배움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뭔가를 배울수록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니 또 배우게 되는데 이것이 공부의 부작용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