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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중년남이 갖춰야 할 세 가지

by 장용범

요즘 ‘김 교수의 세 가지’라는 유튜브 채널에 꽂혀있다. 주제에 대해 세 가지로 정리해 주어 명쾌하기도 하지만 참고할 게 많아서다. 최근 보았던 내용은 ‘50, 60대 중년의 삶, 대우받으면서 행복도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었다. 요약하자면 은퇴한 50-60대 중년들에게 권하는 세 가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나도 은퇴를 앞두다 보니 이런 류의 제목에 눈이 간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라 새로울 건 없었다. 그러나 그간 내가 좋아서 했던 일이 은퇴 후에도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 저으기 위안이 되었다. 김 교수가 권하는 세 가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남자도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주말 또는 퇴근 후 요리 학원에 가서 거의 2년 정도 배웠나 보다. 처음 요리를 배웠던 건 직장인 점심 요리 교실이었다. 회사 근처 학원에서 점심시간에 간단한 요리를 하나 만들고 그것으로 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후 재미를 느껴 주말에 생활요리를 배워 가족들에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나중에는 요리에 대한 나름의 생각도 정립했는데 나의 먹거리를 남의 손에 의존하는 건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그 외 요리의 장점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내가 만들어 먹는 것도 있다. 은퇴를 하더라도 매일 가족들의 아침 밥상을 내가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면 아내에게 그리 밉상으로 보일 것 같진 않다.


둘째, 아침에 운동하라.

아침 운동은 3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나의 일상이다. 직장생활 중 모임이 잦아 뱃살이 나오고 몸 관리가 안 된 거지 운동이 부족한 편은 아니다. 이제 저녁 모임도 자제하고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위한 간헐적 단식까지 하고 있어 건강을 위한 절제된 생활을 수용하고 있다. 식사량이 적고 활동량이 많으면 뱃살 나온 채형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셋째, 자기 성장, 자기 계발을 하라.

김 교수의 말을 빌면 주중에는 등산을 가지 말라고 한다. 남들 일하는 9 To 6, 그 시간엔 자기 성장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활동들을 권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주변 문화센터나 공공기관에는 저렴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많으니 그런 데서 뭔가를 하라는 조언이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배움이나 글쓰기를 통해 이것저것 할 것은 있는 것 같다. 다만 그리 돈벌이가 될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무료한 일상은 아닐 것이다.


우연히 접한 ‘김 교수의 세 가지’라는 유튜브에서 50-60대 중년에게 권하는 세 가지에 모두 해당되어 조금은 뿌듯했지만 여기에 내가 끌리는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그것은 체류형 여행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 말고 국내든 국외든 한 곳에 체류하면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 이제 사진이나 방송, 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새로운 것, 이색적인 풍경보다는 그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 속에 스며드는 여행이 끌린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감흥이 이전만 못한 걸 보면 나도 구세대가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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