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13. 성장의 인풋과 아웃풋

by 장용범

양자 물리학자는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까? 김상욱 교수는 유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물리학의 관점에서 죽음을 성찰해 본 내용을 들려주었다. 결론은 본질적 측면에서 우주를 구성하는 대부분은 죽어 있는데 생명이 오히려 이상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주변의 공기, 물, 자갈과 모래 등 세상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모두 죽어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원자들끼리 결합해 생명이라는 기이한 것이 생겨났다.


불교에서는 생명체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물질의 세계에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을 이야기한다. 생로병사처럼 성주괴공(成住壞空)도 비슷한 개념인데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이루어지고(成), 잠시 머물다(住), 파괴되어(壞), 사라진다(空)는 말이다. 인간의 생로병사 중 주목할 것은 늙어가는 로(老)의 단계 같다. 늙어간다는 말은 성장(成長)이란 말이다. 갓난아이의 늙어감은 곧 성장이기도 하니까. 그렇다면 생명 활동은 결국 죽음으로 가는 성장 활동이기도 하다.


인간의 성장은 크게 세 가지로 관찰된다. 영적 성장, 지적 성장, 육체적 성장인데 사람이 성장했다고 하면 거의 이 범주에 속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도 인풋(Input)이 있으면 아웃풋(Output)이 있는 순환의 과정을 거친다. 성장의 범주별 인풋과 아웃풋을 보면 대강 다음과 같다.


*영적 성장

- 인풋 : 종교, 명상, 수행 등

- 아웃풋 : 영적 자유, 행복, 자비, 사랑 등


*지적 성장

- 인풋 : 읽기, 학습, 대화, 사색 등

- 아웃풋 : 글쓰기, 강의, 대화 등


*육체적 성장

- 인풋 : 운동, 음식, 스트레스 관리 등

- 아웃풋 : 건강, 좋은 컨디션, 근력과 지구력 등


우리의 성장은 이렇듯 인풋과 아웃풋의 상호작용이다. 그런데 영적 성장과 육체적 성장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 자연스러운 결과로 나오지만 지적 성장은 어느 정도 개인의 의지가 개입되어야 한다.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등의 활동을 모두가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야도 어느 정도 아웃풋은 필요해 보인다. 대부분이 그렇듯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 계속 인풋만 하는 지식은 어쩐지 지적인 비만을 초래할 것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