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4. 잘 되는 모임의 조건

주말의 여러 모임들에 참여하며

by 장용범

마지막 수업

마침내 6주간의 주말 온라인 마케팅 수업이 끝났다. 온종일 수업받아본 지 꽤 오랜만이라 앉아 있는 자체가 힘들었지만 나중엔 자연스레 몸이 적응되어 갔다. 언제나 그렇지만 지나고 보면 금방이다. 짧은 기간에 마케팅 측면에서 블로그, 카페, 인스타그램, 페이스 북, 유튜브를 익히고 편집 툴인 키네마스타, 포토스케이프 등을 다루다 보니 나중에는 받아들이는 용량을 초과한 느낌마저 들었다. 여기에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강사님의 열정이 더해져 꽤나 만족스러운 시간들이었다. 수업 있는 날 오후에는 피로로 눈도 침침해져 모니터 화면이 제대로 안 보였는데 아무래도 몸의 나이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점심시간엔 그간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강사님과 새로운 스터디 멤버들에게 간단한 식사를 대접했다.

새로운 시작

자, 이제 배웠으니 내 것으로 익혀야 한다. 학습(學習)이란 한자 구성은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을 분리해서 본다. 어찌 보면 배우는 과정보다 더 어려운 것이 익히는 과정이다. 같은 것을 꾸준히 반복해야 하고 거기서 변화를 일으켜 더 나아가는 단계로 접어들 어야 학습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배움을 내 것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은 나에게 의미 있는 목표를 정해 그간 배운 것을 하나씩 적용해 보는 것이다. 작가로의 퍼스널 브랜딩을 구축하고 나아가 은퇴자들의 책 쓰기 코칭을 생각하고 있어 여기에 맞는 온라인 마케팅을 세팅해 볼 생각이다. 함께 수업 듣던 분들에게 한시적인 스터디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의욕적인 두 분이 동참하고 강사님도 자문역을 맡겠다고 하시니 출발은 순조로웠다. 앞으로 100일 정도의 새로운 시작을 연 셈이다.

반가운 만남

수업을 마치고는 서둘러 왕십리로 향했다. 대학원 글쓰기 동아리 회원들과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서다. 학기 초 나의 매일 글쓰기 경험을 녹여 동아리를 만들 때만 해도 우리의 만남이 이토록 길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카페에다 매일 자신의 글을 올리고 그 아래 댓글을 달며 응원하고 격려하는 과정에서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인연들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 가끔 오프 모임까지 곁들이니 만남은 언제나 풍성한 화제와 웃음이 넘치는 유쾌한 시간이 되어주었다. 그간의 글들을 모아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도 한 권씩 출간했는데 이 또한 큰 성과이다. 모임 장소에 도착하니 저자 사인이 필요하다며 최근 출간한 나의 책을 구입하신 분이 펜과 책을 건네셔서 쑥스러움이 더 했다. 글쓰기를 함께 하고 각자의 책을 내고 사인을 주고받는 모임이 그리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저녁에 만나 긴 시간을 함께 하고도 헤어지는 순간에는 아쉬움들이 남았다.

잘 되는 모임의 조건

돌아오는 길 생각해 본다. 어째서 이 모임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잘 되는 모임이 된 것일까?


첫째, 자발적이지만 의식은 하게 된다.

매일 글쓰기 모임이다. 그렇다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글쓰기를 했다 안 했다 정도의 표시만 올리는 정도이다. 그런데 이것도 계속 이어지니 이제는 안 하면 허전한 어떤 습관 같은 것이 되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던 한 분은 이런 마음을 담아 ’ 아름다운 집착‘이라는 책을 내기도 하셨다.


둘째, 함께 성장하는 모임이다.

내가 한 일이라곤 카페를 개설하여 글을 올릴 공간을 만들어 둔 것 밖에 없다. 나머지는 원우들 각자가 글을 올리고 거기에 댓글을 달아 서로 격려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주었다. 자신의 글을 발표하는 것은 분명 부담이지만 그에 대해 서로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니 어느덧 오프모임에서도 서로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역시 좋은 만남은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관계이다.


셋째, 재미와 의미가 있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원까지 오신 분들이니 기본적으로 글에 대한 재미는 알고 있는 분들이다. 여기에 글 자체의 매력 외에 하루의 글들이 쌓이고 책으로도 엮어지니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냥 재미만 찾는 모임이 아니었던 것이다.


글쓰기 동아리 모임을 통해 잘 되는 모임에 대한 하나의 관점을 지니게 된다. 다른 사람이 잘 되게 하는 일이 결과적으로는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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