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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Oct 28. 2022

639. 연결은 사고의 확장

이번 주 나의 모임들

장면 1

온라인 마케팅을 함께 배웠던 두 분과 작은 스터디 모임을 하나 결성했다. 온라인 마케팅을 줄인 일명 ‘온마 프로젝트’이다. 우리의 취지에 동참한 강사님은 자문역을 맡아 주셨다. 이번 주까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설정하는 시간이었다. 각자는 자신의 목표를 온라인 카페에 올려 주었고 어제는 그것을 중심으로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아직 줌 회의에 생소한 분이 계셨지만 몇 번 조작하더니 이내 숙달된 모습을 보였다.  


장면 2

유라시아 평론 이사장이신 김 교수님은 현재 중앙아시아 3개국에 출장 중이다. 금요일 저녁 줌 온라인 모임에 참석 가능하시냐고 여쭈니 지금은 키르기스스탄에 있고 그쪽은 시간대가 오후 3시쯤이라 다른 일정이 있다고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장면 3

일본의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이찬우 박사는 동북아 정세를 연구하는 분인데 한국의 대륙학교 강의를 한 꼭지 맡으셨다. 유창한 한국말이라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의 국적은 일본이다. 덕분에 남한과 북한을  왕래하며 자신의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같은 시간대라 저녁에 접속하니 한국의 수강생들이 손을 흔들어 반겨 주었다.

공간보다는 시간대의 문제

코로나가 선사한 긍정적인 면 가운데 하나가 비대면 미팅의 확산이다. 세계 어디에 머물든 접속의 의지만 있다면 만남과 일의 진행이 가능하다. 위의 세 장면은 최근 내가 경험한 온라인상의 만남들이다. 대면으로 만나 인사하고 미세한 표정 변화도 느끼는 게 좋겠지만 그러기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자연스레 온라인 미팅이 일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온라인 시대는 공간의 제약이 특별히 문제 되지는 않는다.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고 내가 의지만 있으면 접속하면 된다. 다만 서울에서 열리는 오후 2시 회의에 참석하려면 브라질에서는 새벽 2시에 접속해야 하니 미팅 시간을 정할 때는 그쪽의 시간대를 고려해 서로에게 무난한 시간대를 선정하는 게 필요하다.   

연결은 사고의 확장

나는 키르기스스탄에 출장 중인 김 교수님에게 이번 주 금요일 모임의 주관을 요청드렸다. 그날 포항에 내려갈 일이 생겨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아서다. 그런데 교수님이 어렵다고 하신 이유가 시간대의 문제였지 한참 떨어진 중앙아시아에 있어서가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이건 참 대단한 일이다. 이제 어떤 일을 진행하는데 그가 머무는 공간은 크게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설령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다 해도 잠을 줄여 접속의 의지만 있으면 무언가를 진행할 수는 있다.

이것이 나에게 안겨준 변화는 무엇일까? 나는 서울의 한 아파트에 머물지만 연결의 고리만 있으면 지구상 누구와도 만날 수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이것은 내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인간은 점점 자신을 둘러싼 제약을 걷어내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키르기스스탄에 계신 김 교수님이 톡방에 초대하라며 어떤 분의 전화번호를 주셨다. 한국의 합동군사대학에 계신 분인데 현재 키르기스스탄에 계시나 보다. 왠지 최근 보았던 유튜브 영상의 주인공 같아 본인에게 카톡으로 물으니 그렇다고 하신다. 단톡방에 초대하고 다른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만남은 연결이고 그것은 내가 어느 네트워크상에 있느냐에 따라 확장의 범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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