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용범 Nov 03. 2022

643. 100일 간의 간헐적 단식

또 하나의 100일 달성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지 100일이 지났다. 또 하나의 100일을 달성한 것이다. 습관은 관성의 힘이 강한 만큼 웬만해서는 고치기가 어렵다. 100일 전 바지를 입기가 불편할 만큼 나온 복부와 78Kg를 뚫을 것 같은 몸무게에 제동을 걸 필요가 생겼다. 방법은 두 가지였다. 덜먹고 많이 운동하는 것인데 운동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먹기를 즐기는 나였지만 역시 투입량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 유튜브를 보는데 김민식 PD가 간헐적 단식으로 10일 만에 8킬로를 감량했다는 말에 열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간헐적 단식 환경 세팅

알코올 중독자에게 술을 안 마시게 하는 방법은 술을 이기려 하지 말고 피하는 것이라 했다. 술집에 가서 마시지 않는 게 아니라 술집을 돌아서 가는 것이고 눈에 술병을 안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변화를 주려면 먼저 그런 환경설정이 필요했다. 나의 환경설정은 세 가지로 조성했다.


첫째, 내가 컨트롤 가능한 조건을 선정했다.  

간헐적 단식은 16시간 공복 유지, 8시간 공복 유지가 핵심으로 보통 아침이나 저녁을 안 먹는 것으로 한다. 직장에 다니는 나의 경우 저녁시간은 워낙 다양한 변수들이 많아 아침을 안 먹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 16시간 공복 유지를 목표로 했다.

둘째, 3단계 목표 설정 및 과정 관리이다.

1차 목표는 3일간 지속하기, 2차 21일, 3차 100일로 설정하였다. 100일이 가장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 3일이나 21일간의 지속이 더 어려운 법이다. 내 몸이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금단증상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의지를 믿지 말고 환경과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학생이 공부를 할 때도 집을 벗어나 그냥 도서관을 가는 게 나은 이유이다. 좀 크다 싶은 목표는 잘게 나누는 게 달성의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습관의 변화는 3-21-100일의 원칙이 가장 효율적인 것 같다.

셋째, 목표를 공개하고 달성 시마다 선물하기

혼자서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듯이 100일은 좀 먼 거리였다. 나의 목표 달성에 제3자를 개입시킨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1,2,3차 목표 달성 시마다 작은 선물을 하는 것으로 했다. 이번에는 매일 글쓰기 동아리 회원들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씩 돌리는 공약을 했다. 카톡 방에서 응원도 받지만 못하면 쪽팔리는 상황을 만들어 둔 것이다. 그리고 각 차수별 과정 관리에 집중했다.

100일을 돌아보며

100% 달성 수준은 아니다. 전날 과음으로 인한 속 쓰림으로 아침을 2-3번 먹었고, 저녁 자리는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만족은 한다. 100일 전 76.75Kg에서   지금은 72.25Kg로 평균 4Kg는 빠진 셈이다. 김민식 PD의 8일 만에 10Kg 빠졌다는 말에는 살짝 의심이 든다. 하지만 술을 안 마시고 저녁을 안 먹으면 그럴 수도 있을까 싶다. 보는 사람마다 살이 빠졌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성과는 분명 있었다. 다만 뱃살은 생각보다 빠지지 않았다. 술 때문인 것 같다. 100일간의 간헐적 단식으로 다음의 결과를 내본다. 투입량을 줄이면 살은 빠진다. 식사를 하다가도 적정선에서 멈추게 되었다. 일종의 먹는 것에 대한 깨어있음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이것도 수행과 비슷함을 알았다.

작가의 이전글 642. 거리감이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