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있거나 없거나 난 상관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거라 하는 건데 재능이 있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이야? / 화가 윤석남
보는 것이 같다고 같은 느낌을 지니진 않는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그는 나와 같은 느낌이고 같은 생각일 거라고 전제하는데서 갈등이 생겨난다. 더 가깝다고 여기고 나를 이해해 줄 것이라 여겼던 사람이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을 이야기할 때는 묘한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그래서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언제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인가 보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되뇌면서도 사람들의 인정과 평가에 신경이 쓰이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매일 글을 쓰면서 이 글이 어떻게 읽힐까 마음 쓰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 사람 참 질기게도 보내주네라는 원치 않은 스토커가 되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도 된다. 더구나 최근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에는 매일 글을 올릴 때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조회수를 보는 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때 화가 윤석남의 툭 던진 이 한 마디를 접하고는 적잖은 위안을 받는다. ‘내가 하고 싶은 거라 하는 건데 재능이 있거나 없거나 무슨 상관’
청첩장을 보낼 때 고민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 사람에게 청첩장을 보내도 될까. 괜히 상대에게 친분도 없는데 축의금을 청하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비치지는 않을까. 소심한 사람일수록 그 마음속 갈등은 더 한 것 같다. 그때 누군가의 명쾌한 이 한 마디에 과연 그러네라는 생각도 든다. ‘보내는 것은 내 마음, 오고 안 오고는 그의 마음’.
영업관리를 하다 보면 처음 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을 보게 된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는 영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니 거절에 대한 상처를 받기 싫다는 것이다. 가깝다고 여겼고 그래서 어렵사리 말을 꺼냈는데 거절을 받으면 스스로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이유다. 이해는 된다. 그런데 그 지인은 내가 파는 상품을 꼭 사야 한다고 누가 정했을까. 다름 아닌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사고 안 사고는 그의 마음인데도 내가 권하면 그는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는 전제를 둔 것이 문제이다. 이게 왜 문제냐 하면 그가 구입해주면 내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졌으니 기분이 좋지만 거절하면 내 마음이 상처를 입어서이다. 결국 나는 그의 결정에 따라 좋아지기도 하고 상처 입기도 하니 그는 내 마음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권력을 쥐고 있는 셈이다. 만일 영업을 하는 사람이 매일같이 상대의 마음에 좌우되는 노예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번아웃이 찾아와 더 이상 그 일을 못하게 된다.
정말 영업을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고객의 거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거절은 그의 마음, 권유는 나의 마음이라고 분리해서 보면서 스스로의 실력을 키우거나 좀 더 활동량을 늘려 거절의 횟수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머뭇거리는 초보 영업인들에게는 이런 조언을 했었다.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그냥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주위에 필요한 사람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얘기만 전하라고 했다. 심리적으로 서로 부담 없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늘도 글을 쓴다. 내가 하고 싶은 거라 하는 것이다. 재능이 있고 없고는 모르겠지만 크게 상관이 없다. 그냥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니까.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평범한 사람들이 기적을 이루는 방법은 반복을 통한 조금씩 나아감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