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과 어떤 대화중에 내가 5.16 혁명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자 그분은 5.16 군사쿠데타라고 정정해 주셨다. 헤어진 후 드는 생각이 있다. 혁명과 쿠데타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5.16 혁명이라고 불렀지 누구도 5.16 군사 쿠데타라고는 하지 않았다. 유신헌법은 한국식 민주주의 제도 정착을 위해 필요한 헌법임을 교육받았고 대통령 선거는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지 않고 통일주체 국민회의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 방식이었다. 그것이 정당함을 교육받고 자란 세대였지만 나중에서야 그런 것들이 당시 권력유지를 위한 교묘한 정치적 술수였고 그로 인해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고초를 겪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았던 헌법이었고 정권이었다.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미국 코미디 영화이다. 사회의 엘리트층들은 삶의 질을 중시하다 보니 지극히 개인주의 성향을 보인다. 독신으로 살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 놓기를 꺼리고 둘이 벌고 아이 없는 가정도 늘어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엘리트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인구의 대부분은 그 아래 계층을 형성하다 보니 점점 바보들의 사회가 되어간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이야기는 이것이다. 한 마을에 10가구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딱 한 집이 돼지를 키우고 있는 거다. 어느 날 저 집의 돼지를 잡아 마을 잔칫날 쓰자는 안건을 다수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일까? 다수를 지향해야 하는 민주주의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이고 정당한 것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혁명이나 쿠데타는 둘 다 비합법적 수단으로 기존 질서를 뒤집어엎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대중의 지지를 받느냐 아니냐일 것인데 이것도 출발은 비록 쿠데타였지만 나중에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면 그것은 승인된 혁명이라 해야 하는지 그것도 모호하다. 지금도 연세 드신 어른들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분들이 많다. 586 민주화 세대와 다른 정치적 견해라고 그들의 정치적 성향을 독재정권에 의해 세뇌된 잘못된 견해라고 할 것인가. 그 역시 독단이고 어불성설이다. 다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뿐 그분들의 사고가 나와 같아야 할 이유는 없다. 민주주의의 최대 장점은 다양성이고 나와 다른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정치 사회체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