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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Dec 22. 2022

668. 현명한 노인이 되는 법

1. 노인의 특징

노인이란 나이 든 늙은 사람이다. 노인의 특징으로 떠올릴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


행동이 느리다.

고집이 세다.

말이 많아진다.

잘 삐진다.

옛일을 자주 언급한다.

점점 추해진다.

의심이 많다.

도움이나 배려 받는 것을 당연시한다.

게으르다.

잘 아프고 병원을 자주 찾는다.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욕심을 낸다.

자신의 노화 상태를 수용하지 않는다.

잔소리가 늘어간다.

눈치 없고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서럽다는 느낌을 갖는다.

사기당하기 쉽다.  

위의 특징을 적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안 그런 노인들도 많겠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인들은 저런 특징들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은퇴가 바로 노인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노인으로 한 단계 다가서는 과정이다. 전성기 때 인기 절정을 누리던 나이 든 여배우들을 보면 이전의 모습과 선뜻 매칭이 안 될 때가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모든 인간에게 노화와 죽음은 공평하다는 게 일견 다행이다 싶다. 잘 났거나 못 났거나 많이 가졌거나 적게 가졌거나, 높거나 낮거나 우리는 시간이라는 큰 틀에서 점점 늙어간다.   


2. 소노 아야코의 <노인이 되지 않는 법>

소노 아야코는 91세가 된 일본의 작가이다. 그녀는 <마흔 이후>, <계로록> 등의 저서를 통해 인간의 나이 듦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를 담담히 전해주고 있다. 누구나 노인이 될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이렇게 늙어가면 어떨까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째, 자립할 것

노인이 되었다고 의지하려고 들어서는 안된다. 그게 경제적이든, 신체적이든 하다못해 정신적으로도 자식이나 남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을 내지 말라고 한다.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의존할 수밖에 없을 땐 진심을 담아 ‘고맙다’라는 말이라도 해야 한다. 지구상 어떤 생명체도 늙었다고 남에게 의존하는 경우는 없으니 그런 자연의 이치를 따르기를 권한다.


둘째, 죽을 때까지 일을 가질 것

노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게 필요하다. 직장이라는 틀에서는 벗어나겠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활동은 있다. 그런 면에서 노인이 되어서도 할 수 있는 일에 콘텐츠 관련 일은 꽤나 매력적인 분야이다.


셋째, 늙어서도 배우자, 자녀와 잘 지낼 것

요즘은 비혼자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가정을 이룬 사람에게 배우자나 자녀는 노후생활의 안정을 좌우하는 큰 변수이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쇠약해질 수밖에 없는 노인에게 가족과의 불화는 큰 고통이 될 것이다. 현대가의 정주영 회장도 말년에는 자녀들 간의 불화로 마음고생을 했었다. 더 가지고 덜 가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평화는 늙을수록 중요한 요소이다.


넷째, 돈에 얽매이지 않는 정신을 가질 것

돈이 많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가진 범위 내에서 살 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소제목으로 이렇게 적어 두었다.

돈으로 이득 보겠다는 욕심은 버린다 : 노인들은 가진 돈으로 좀 더 벌려고 하다 사기에 잘 걸린다.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한다 : 자신의 소득보다 좀 낮은 수준의 생활을 하면 돈 때문에 힘들 일은 없을 것이다.  

돈이 없다면 여행도 연극 관람도 깨끗이 포기한다 : 돈 없이 할 수 있는 문화생활도 많다. 그것을 찾아라.

의리에서 벗어난다, 관혼상제에서 물러난다 : 이 돈이 소소하게 많이 들어간다. 축의나 조의금을 낼 때 빚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마음이라면 주고 못 받으면 서운할 것 같다.

관혼상제는 ‘우리식’대로 : 저자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조촐하게 20명 정도 가족끼리 치렀나 보다.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하겠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로 자랑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빈털터리가 되면 객사를 각오한다 : 저자처럼 돈 없으면 객사라도 하겠다는 마음이면 죽음에 대해 두려울 바가 있을까 싶다.

다섯째, 고독과 사귀며 인생을 즐길 것

누가 뭐래도 인간은 고독할 수밖에 없다. 곁에 사람이 있고 가족이 있다고 해서 고독하지 않은 게 아니다. 이것은 실존의 문제이다. 그러니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 가사처럼 고독과 악수하며 편안히 살아볼 일이다.


여섯째, 늙음, 질병, 죽음과 친해질 것

누구나 그리 흘러간다. 나만 예외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곱째, 신의 잣대로 인생을 볼 것  

노년은 더 가질 기회보다는 이제 잃을 기회가 많은 시기이다. 뺄셈의 불행, 덧셈의 행복이란 말은 알몸으로 태어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것도 가졌네, 저런 것도 가졌네 하면 행복하지만 이것도 못 가지고 저것도 못 가졌네 하면 불행이 느껴진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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