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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Dec 23. 2022

669. 좋은 인생이란

*질문자 : 스님, 어떤 게 좋은 인생인가요?

*법륜스님 : 자기의 삶에 만족하면 좋은 인생이죠.


참 심플하고도 이치에 맞는 삶에 대한 정의이다. 우리의 문제 대부분은 내가 나의 삶에 만족하지 못함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코로나로 대중이 모이는 ‘즉문즉설’은 사라지고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들어가 다니던 법당도 없어졌다. 하지만 법륜 스님은 요즘 더 바쁘신 것 같다. 매일 농사짓다가 옷 갈아입고는 카메라 앞에서 전 세계 접속자를 대상으로 즉문즉설이나 법회를 진행하신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러 서울과 지방을 오가시고 가끔 인도의 후원 마을에도 가시는 것 같다. 매일 올라오는 ‘스님의 하루’를 보면 사람이 24시간을 저처럼 빈틈없이 살 수도 있구나 싶어 신기할 따름이다.

미국에 산다는 한 질문자가 나름 열심히 살아 모든 게 안정된 삶을 이루었는데도 이제 허망감을 느낀다며 질문했다. 그는 인간의 감각적 욕구가 과연 소멸 가능한지를 질문했다. 나도 그 질문자의 마음상태가 좀이해되면서 스님의 답변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리고 옅은 나의 지식과 스님의 답변을 통해 그에 대한 정리를 해 보았다.


1. 인간은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욕망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래서 욕계중생이다. 배고프면 먹고 싶고 갈증 나면 마시고 싶다. 이런 기본적인 욕구는 채워야 한다. 이런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이제는 좀 더 맛있는 것을 찾고 편안하고 싶다. 욕망의 단계이다. 이 정도는 그래도 봐줄 만하다. 문제는 탐욕의 단계이다. 살아가기에 그만하면 된 것 같은데도 더, 더, 더를 갈구하는 단계이다. 이러면 탈이 난다. 부처님은 욕망을 갖지 말라는 게 아니라 욕망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런 탐욕을 경계하는 것이다. 욕망의 크기만큼 절제의 크기도 함께 가져야 한다. 욕망과 탐욕의 경계선은 지금 내가 하는 짓이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하고 있는가이다. 적당한 음식으로 한 끼 먹으면 될 일을 굳이 맛집을 찾아 길게 줄을 섰다가 과식으로 탈이 날 이유는 없을 것이다.

2. 욕망을 대하는 두 가지 관점     

욕망에는 두 가지 상태가 늘 반복한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반복된다는 것이다. 얻었다는 즐거움이 있으면 잃는다는 괴로움이 있다. 올랐다는 성취감이 있으면 내려가야 하는 상실감도 있다. 욕망을 대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어떤 일로 즐거움을 얻었으면 그로 인한 괴로움도 온다는 것을 받아들여라.’ 우리는 언제 괴로운가? 즐거움만 취하고 괴로움은 피하려고 할 때이다. 나는 어느 국회의원이 아들 퇴직금으로 50억의 뇌물로 받고서는 감옥에 안 가려고 온갖 법기술을 동원하여 요리조리 피하는 모습을 보며 참 괴롭겠다는 생각을 했다. 50억을 받는 즐거움을 누렸으니 감옥 가는 괴로움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욕망을 대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욕망을 대하는 두 번째 방법은 ‘욕망은 일어나지만 욕망에 대한 집착은 갖지 말라.‘ 그 방법으로 불교에서는 욕망이 일어나는 그 마음을 지긋이 바라보라고 한다. 그리고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마음은 내려두고 과정에 집중하되 되고 안 되고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 이것은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살아있는 한 욕망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욕망의 크기만큼 절제의 크기를 키운다면 큰 화는 피해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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