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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Apr 06. 2023

50대 은퇴자 무엇이 중할까?

“오후 2시 반에 오시면 됩니다.” 입원하신 아버님의 틀니를 찾으러 갔더니 간호사가 하는 말이다. 밖은 비가 내리고 마침 맞은편에 스타벅스가 보이기에 남은 시간을 멍 때리며 보내기로 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있는 게 멍 때리는 기본이지만 자연스레 이런저런 생각들이 일어난다. 그중 하나가 ‘지금 나에게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였다. 하나 둘 떠오르는 리스트를 노트에 끄적이다 보니 나름 정리가 된다.

1. 부모님과 좋은 시간 보내기

부모님은 80대의 연세에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계시다. 앞으로 사실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은퇴는 했지만 일 때문에 본가에서 두 분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두 분과 함께 좋은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2. 화목한 가정생활

가족이나 가정은 유리구슬 같은 것이다. 반짝반짝 빛나고 멀쩡할 때 조심히 다루어야지 깨어지고 나면 다시 복원이 안 된다. 그때는 후회해도 늦은 것이다. 특히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가정이나 가족의 소중함이 더 한 것 같다. 그렇다고 서로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갈등의 소지를 낳는다. 내 자식이지만 남의 자식 대하듯 하고, 나의 배우자지만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3. 보수적인 자산운용

은퇴 후 투자 손실을 크게 입은 선배님이 한 분 게시다. 낮은 금리에 만족을 못 하고 보다 높은 수익을 좇다 원금마저 손실을 본 경우이다.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를 할 때가 아니다. 이 시기에 정말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욕심을 줄이는 일이다.

4. 일은 하되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많이 한다.

어떤 일은 보수는 적지만 보람이 따르는 일도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대부분의 큰 보수가 따르는 일은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하고 싶어 하는 일은 보수는 좀 적을지라도 스트레스는 덜한 면이 있다. 이제는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많이 해보자.


5. 건강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건강도 능력이 되는 시기이다. 사실 건강이 돈 보다 중요함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평상시 생활하는 것을 보면 건강에 해로운 일을 많이 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건 진리이다.

6. 커뮤니티에 참여하자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관심 사항에 대한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자. 친구도 좋지만 이 나이의 친구는 성장보다는 비슷한 일상을 공유하는 관계이다. 오히려 다양한 취미나 호기심을 채워주는 커뮤니티 활동이 더 긍정적일 수 있겠다.  

한참을 끄적거려 보니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다음으로 요약된다. 욕심은 줄이고 관심은 늘리자. 소중한 것은 너무도 평범해서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소중한 것은 유리구슬 같아 깨어지지 않도록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지금처럼 멀쩡한 정신, 건강한 신체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으려나? 아버님의 입원병동에서 오가는 노인들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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