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개인사업자가 하나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심정이…’
‘5060 나도 작가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지원자를 모집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소감이다. 계기는 작년부터였다. 블로그 포스팅을 1,000일 넘게 이어올 즈음, 시내의 한 IT학원에 ‘온라인 마케팅 과정’이 있음을 알았다. 영업관리와 마케팅은 나의 익숙한 영역이지만 시대에 따라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하던 참이었다. 망설임 없이 과정을 신청했고 두 달 정도 주말 강의를 들으며 보냈었다. 웬만큼은 시대의 IT트렌드를 따라간다고 자부했는데 강의를 통해 듣는 세상은 새로운 내용도 많았다. 한 마디로 신선했다. 과정이 끝날 무렵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배움과 실전 적응력은 별개임을 아는 까닭이다. 특히 컴퓨터나 전산 관련 내용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오지랖을 좀 부렸다. 함께 수강했던 사람들에게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해 보자는 100일 스터디 모임을 제안한 것이다. 나의 제안에 두 분이 동참했고, 강사님도 자문 차원에서 참여해 주셨다. 한 분은 온라인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굿즈를 판매할 목적이었고, 다른 분은 교육 관련 메타버스 업체에 근무하며 자신의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렇게 또 100일이 지났다. 이 시기에 나는 직장을 은퇴했고 앞으로 하고 싶은 분야가 다소 막연하긴 했지만 텍스트 관련 일에 끌렸다.
그러가 강사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자신의 강의를 처음으로 개설해 본다며 주변에 홍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분의 열정을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온라인 마케팅은 앞으로 나의 일에 필수적이었기에 다시 한번 신청을 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칠 즈음 이전보다는 많이 알게 되었지만 이 정도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까 샆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나는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럴 땐 차라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낫겠다 싶어 강사님께 개인적으로 컨설팅을 해달라고 제안 드렸다. 앞으로 텍스트를 주제로 퍼스널 브랜딩을 구축하려고 하는데 막히는 부분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흔쾌히 수락하셨고, 그 후 나는 첫 번째 아이템을 구체화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50~60대에게 제안하는 작가 되기 프로그램이었다. 이 사회에서 50~60대는 참으로 애매한 세대이다. 경제활동에서는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고, 경로당에 가기에는 너무도 젊지만 재취업을 하려면 외면당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게 있었으니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 삶에 대한 지혜라는 콘텐츠이다. 나는 그것을 텍스트로 엮어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의미 있어 보인다. 굳이 대중적인 베스트셀러는 아니어도 한 인간이 살다간 흔적을 정리하여 다음 세대에 남기는 유의미한 작업 같아서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같다. 그래서 평범했던 나 자신의 책 쓰기 과정을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압축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했고 이를 온라인으로 세상에 홍보해 본다.
예전의 어느 임원분이 생각난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실무적인 고민을 전하자 그분은 이게 옳은 방향 같으냐고 나에게 물었다. 내가 방향은 맞다고 하자 “그럼 하세요. 방향이 옳다면 시간은 걸릴지언정 되게 마련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이 제대로 될지 안 될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이것은 분명 옳은 방향이고 비록 시간은 걸릴지언정 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당장 여기서 수입이 없어도 내가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