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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Apr 19. 2023

은퇴 후 새로운 시도

‘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개인사업자가 하나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심정이…’

‘5060 나도 작가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지원자를 모집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소감이다. 계기는 작년부터였다. 블로그 포스팅을 1,000일 넘게 이어올 즈음, 시내의 한 IT학원에 ‘온라인 마케팅 과정’이 있음을 알았다. 영업관리와 마케팅은 나의 익숙한 영역이지만 시대에 따라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하던 참이었다. 망설임 없이 과정을 신청했고 두 달 정도 주말 강의를 들으며 보냈었다. 웬만큼은 시대의 IT트렌드를 따라간다고 자부했는데 강의를 통해 듣는 세상은 새로운 내용도 많았다. 한 마디로 신선했다. 과정이 끝날 무렵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배움과 실전 적응력은 별개임을 아는 까닭이다. 특히 컴퓨터나 전산 관련 내용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오지랖을 좀 부렸다. 함께 수강했던 사람들에게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해 보자는 100일 스터디 모임을 제안한 것이다. 나의 제안에 두 분이 동참했고, 강사님도 자문 차원에서 참여해 주셨다. 한 분은 온라인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굿즈를 판매할 목적이었고, 다른 분은 교육 관련 메타버스 업체에 근무하며 자신의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렇게 또 100일이 지났다. 이 시기에 나는 직장을 은퇴했고 앞으로 하고 싶은 분야가 다소 막연하긴 했지만 텍스트 관련 일에 끌렸다.

그러가 강사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자신의 강의를 처음으로 개설해 본다며 주변에 홍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분의 열정을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온라인 마케팅은 앞으로 나의 일에 필수적이었기에 다시 한번 신청을 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칠 즈음 이전보다는 많이 알게 되었지만 이 정도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까 샆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나는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럴 땐 차라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낫겠다 싶어 강사님께 개인적으로 컨설팅을 해달라고 제안 드렸다. 앞으로 텍스트를 주제로 퍼스널 브랜딩을 구축하려고 하는데 막히는 부분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흔쾌히 수락하셨고, 그 후 나는 첫 번째 아이템을 구체화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50~60대에게 제안하는 작가 되기 프로그램이었다. 이 사회에서 50~60대는 참으로 애매한 세대이다. 경제활동에서는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고, 경로당에 가기에는 너무도 젊지만 재취업을 하려면 외면당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게 있었으니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 삶에 대한 지혜라는 콘텐츠이다. 나는 그것을 텍스트로 엮어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의미 있어 보인다. 굳이 대중적인 베스트셀러는 아니어도 한 인간이 살다간 흔적을 정리하여 다음 세대에 남기는 유의미한 작업 같아서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같다. 그래서 평범했던 나 자신의 책 쓰기 과정을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압축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했고 이를 온라인으로 세상에 홍보해 본다.

예전의 어느 임원분이 생각난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실무적인 고민을 전하자 그분은 이게 옳은 방향 같으냐고 나에게 물었다. 내가 방향은 맞다고 하자 “그럼 하세요. 방향이 옳다면 시간은 걸릴지언정 되게 마련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이 제대로 될지 안 될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이것은 분명 옳은 방향이고 비록 시간은 걸릴지언정 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당장 여기서 수입이 없어도 내가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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