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가장 큰 문제가 숙소와 먹거리다. 이번 통영 여행에선 그나마 숙소는 잘 고른 것 같다. 산양 일주로에 위치한 슬로비 게스트하우스인데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고 조식을 제공했다. 게스트 하우스는 내가 선호하는 여행 숙소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라면 몰라도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에는 좀 조심스럽다. 여행자들 사이에는 ‘게바게’라는 말이 있는데 여행 숙소로 게스트하우스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라는 뜻이다.
별것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앞으로의 여행에도 참고할 만한 숙소 고르기와 먹거리 해결 방법을 하나 개발했기에 소개해 본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울 바 없는 방법일 수 있겠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꽤 괜찮은 방법 같다.
우선 숙소 고르기다.
숙소는 조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정하되 자체 카페를 운영하는 곳을 추천한다. 숙소로는 호텔과 모텔, 게스트하우스가 있지만 내 감성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더 끌리는 것 같다. 여행 중 조식은 애매한 한 끼이다. 따로 준비하기에는 번거롭고 건너뛰기에는 서운해서다. 이런 조식을 숙소에서 제공해 준다면 여행의 비용과 수고를 크게 덜어준다. 카페를 겸영하는 곳을 권하는 이유는 자유여행은 룸을 벗어나면 따로 쉴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숙소에서 운영하는 카페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밖으로 나가기 싫으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되고 호텔의 스위트룸처럼 거실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식사 문제이다.
여행 중 삼시 세끼를 모두 식당에서 사 먹기는 좀 부담스럽다. 아침에 문 여는 식당도 드물고 요즘은 물가도 비싸 밥값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번 조리해 먹기에는 편안한 여행을 지향하는 내 취지에 맞지가 않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적절한 조화이다. 조식은 숙소에서 해결하고 점심은 여행지 맛집을 찾는다. 그리고 저녁은 직접 조리하는 방식이다. 이 중 저녁 식사가 문제인데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이런 아이디어를 내어본다. 점심 식사 때 식당에서 제공하는 밑반찬을 미리 준비해 간 찬통에 담아오는 방법이다. 그리고 메인메뉴 식자재는 지역의 시장이나 마트에 들러 직접 구입한다. 바닷가라면 횟감 같은 것이다. 이번 통영 여행에서는 시장에서 회와 멍게를 구입해 저녁으로 회 비빔밥, 멍게비빔밥으로 해결했는데 아내의 만족도가 높았다. 밥은 따로 짓는 것보다 햇반을 권한다. 저녁 식사를 직접 조리하지만 번거로움은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여행도 자주 해 본 사람이 가성비 높은 여행을 하는 법이다. 이렇듯 여행의 기본 원칙을 정하고 나니 앞으로의 여행에 숙소와 먹거리 정하는 고민을 많이 덜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