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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Jul 13. 2023

어떤 대화

“세미나는 잘 끝내셨나요?”

홍 대표로부터 카톡 문자가 왔다. ‘인공지능으로 책 쓰기’ 세미나를 준비한다는 얘기를 했던 터라 결과가 궁금하셨나 보다. 마침 근처에 있던 터라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했다. 비 내리는 날 우리는 설렁탕 집에서 간단한 소주를 곁들인 식사를 마쳤다. 그러고는 자리를 옮겨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한 제법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의 이야기를 정리해 둔다.  


이건 좀 심한 변화이다

스마트폰이나 SNS는 하는 사람이나 않는 사람이나 삶이 크게 달라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제대로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차이가 클 것 같다. 기업에 속한 사람들이야 변화를 좀 늦게 수용해도 될 일이지만 자영업자나 1인 기업가들은 생존의 문제가 될 만큼 경쟁력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방법은 배우고 말 것도 없다. 지금 당장 구글 바드나 쳇 GPT에 접속해서 질문하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이걸로 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프롬프트 창은 열려 있지만 여기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인공지능의 답변에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는 인간의 몫이다. 그래서 앞으로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강의나 교육 수요가 있을 것 같다. 최근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배우고 있는데 요구하는 대로 그림을 곧잘 그려낸다. 이제는 누구라도 동화 작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다.


(홍 대표의 글 한 편을 보여주며) 최근에 블로그에 쓴 글이다. 이 글이 이전의 글과 다른 것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쓴 글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쓸 때 초고는 대략 쓰고 인공지능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이 글을 작가인 말콤 글래드 웰의 문체로 작성해 줘.’ 아직 한국 작가들에 대한 인공지능의 반응은 좀 멀었지만 글쓰기에도 인공지능은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낸다.

콘텐츠로 팬덤을 만들기는 어려울 듯

이전에는 아는 것을 전달하는 것으로도 자신의 팬덤층을 형성할 수 있었다. 지금은 무료 콘텐츠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그렇게 해서는 팬덤층의 형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그리고 개인의 지식이나 노하우는 언젠가 바닥을 드러낼 게 뻔하다. 본인도 영상 콘텐츠 제작으로 향후의 커리어를 생각했으나 좀 아닌 것 같다. 제작 과정이 재미는 있으나 재미로 하는 것치고 돈이 되는 일은 없더라. 처음엔 재미로 할지라도 그것이 일로 확장되면 재미는 사라지지만 돈은 들어오는 것 같다.


(동의한다. 하지만 여기서 홍 대표와 나의 입장이 좀 달랐다. 1인 기업가로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상황과 은퇴 후에 시간 여유를 두고 재미와 의미를 찾는 상황이 같을 수는 없다.)


독자적인 웹 사이트 가지기를 권함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쓴다면 그 글은 네이버의 플랫폼에 있는 수준이다. 워드프레스를 이용한 독자적인 웹사이트가 필요할 것이다. 개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그런 게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꾸준한 일관성 있는 개인 브랜딩 구축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나 역시 관심이 있던 내용이었다. 다른 것보다 네이버 블로그로는 한글과 국내용의 한계가 보이기에 워드프레스로 영어로 된 콘텐츠 블로그를 구상하고 있었다. 번역의 문제가 있지만 이 또한 DeepL이라는 인공지능 번역기의 도움이면 될 것 같다.)

마켓은 5060 세대를 대상으로

나는 이런 교육 콘텐츠 시장이 5060 세대에 적합할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배우려 들지는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앞으로의 과제이다.


(내 생각은 동호회 같은 공동체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 수동적으로 배우는 데는 돈을 안 쓰지만 수강생과 강사가 구분되지 않는 능동적인 배움과 서로 어울리는 즐거움을 위해서는 기꺼이 돈을 쓰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길드라는 것이 있다. 중세 시대 상인과 수공업자의 조합 같은 것이다. 5060세대를 위한 길드를 조직하면 어떨까?)

제법 긴 대화였지만 서로의 생각이 비슷함을 확인했다. 개인적인 실행 거리가 좀 생겼다. 워드프레스로 나만의 홈페이지 구축과 올해 안에 하려고 한 영어로 된 블로그 구축이다.“그게 돈이 되니?”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아직은 재미있는 일을 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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