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하나 열었다. 도메인을 나의 컨셉인 ‘안정된 자유인’을 뜻하는 Stable And Free Life를 붙여 www.stablenfreelife.com이라고 했다. 앞으로 이 블로그는 내 글의 영어 버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1년 치 이용료로 해외 결제 105달러를 지불하고 나니 이제 미국서도 활동하는 작가가 된 느낌이다. 나는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껏해야 떠듬거리며 책이나 읽고 여행 가면 의사소통이나 할 정도이다. 그런 내가 영어 블로그를 시작한 데는 번역 인공지능인 DeepL 때문이다. 제법 장문의 글을 번역시켜도 군소리 없이 잘 해주었다. 아주 전문지식을 적을 것도 아니라서 무난하다 여겨진다. 무엇보다 내 글을 영어로 번역해서 내보낸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무언가를 할 때 늘 염두에 두는 것이 있다. 잘 해야지 하는 생각을 내려놓은 것이다. 잘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그 작업이 흥미롭고 재미있어 보인다면 그것으로도 진행할 만한 가치는 있다. 워드프레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블로그나 홈페이지 저작도구이다. 이름은 익히 들었으나 기존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있어 굳이 두 개의 블로그를 작성한다는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지난 4월 코엑스의 월드 IT 쇼를 다녀오고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그곳에 선보인 언어 번역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수준이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나도 영어로 된 블로그를 하나 가질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적당한 번역 앱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DeepL이라는 번역 전문 앱이었다.
나는 지금의 세상이 정말 흥미롭다. 대체 어디까지 발전할지 모르겠다. 어릴 적 전화비 많이 나온다고 ‘용건만 간단히’라는 게 통화의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화상 통화를 아주 길게 하고 있다. 자동차 한 대 값이라던 카폰, 핸드폰을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도 들고 다니는 게 휴대폰이다. 2012년이었나 보다. 한 직원이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자동차에 장착하고는 자랑하던 것을 기억하는데 이것도 지금은 너무 흔한 기능이 되고 말았다.
“그게 돈이 되니?”
은퇴 후 글을 쓰겠다고 했을 때 어느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다. 그런데 그 후로 내가 하는 일은 대부분 돈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재미있다. 어쩌면 세상의 재미난 일들은 죄다 돈을 써야 하거나 돈이 안 되는 일에 있는 것만 같다. 얼마 전 후배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요즘 자신이 하는 일에 혼란이 생긴다고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는 두 곳의 매장에서 나오는 수익보다 가끔씩 들여다보는 가상화폐에서 더 많은 수익이 나고 있어서다. 이런 투자의 일이 아니라면 돈이 되는 대부분의 일은 남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할 때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먹고 살 만큼 돈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엔 세상에 남을 자신의 존재가치가 아닐까 한다. 먹고 싸기를 반복하다 때가 되면 죽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뭔가 의미 있는 것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스스로 만들어낸 콘텐츠만한 것도 없을 것 같다.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은 그런 면에서 돈이 되는 일일수도 있겠다.